[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제교사’ 역할을 했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국미연) 원장이 15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캠프 합류를 선언했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문제를 놓고도 보수·진보 진영논리로 다투게 되면 국민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공통분모를 찾아 모두에게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한 지혜를 보태고자 한다”는 말로 캠프 합류 이유를 밝혔다.
서강대 경제학과와 미국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김 원장은 이후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와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대선 캠프의 감세·규제완화 경제정책 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의 창안자이지만 이후 정부에서 별다른 자리를 맡지 않고 ‘개혁적 보수’ 가치를 추구하는 독립 싱크탱크 국미연 운영에 전념해왔다. 김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박 전 대통령 선거과정까지는 도와드렸지만 취임 이후에는 전혀 관여를 안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의 문재인 캠프 합류에 대해 서울시내 한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대선 후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 경제상황이 너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강한 분”이라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문 전 대표 캠프의 경제정책 기조를 세워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김 원장은 후보 직속 자문기구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큰 틀에서의 경제관련 공약을 작성하고 캠프에 제출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이날 김 원장의 문 전 대표 캠프 합류는 최근 탈당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빈틈을 메우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두고 “문 후보가 통합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 못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듯 문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떠나 다른 곳에서 경제민주화를 실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아닌 다른 정치적 목적으로 이 당을 떠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 재벌개혁론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중도·진보 성향의 사회학자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이날 문 전 대표 합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 김광두 원장과 김상조 교수는 최근 1년 간 자신들이 이끌고 있는 국미연과 경제개혁연대 공동주최 ‘보수-진보 합동토론회’를 매월 개최하며 교분을 쌓아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 세번째)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인재영입 인사 발표에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오른쪽 첫번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문 전 대표, 김 원장.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