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중임? 내각제?…권력·선거제 개편론 백화쟁명

후보 상당수 4년 중임제 선호…선거제도는 '비례' 강화가 대세…‘독일식 정당명부제’ 주목

입력 : 2017-03-16 오후 5:47:00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조기대선 국면이 열렸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온 몸으로 보여준 박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퇴장에 여의도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권력분권형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다. 4년 중임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이 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승자독식’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온전히 대표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역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각 유력 대선주자들도 이러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 구체적인 해법은 각자 미묘하게 다르다.
 
현 시점에 가장 구체적인 정치개혁안을 내놓은 대선후보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주권을 확대하고 비대한 중앙 권력을 분산하는 내용의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우선 헌법에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시하고,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룬다고 공약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위해 장관급 이상 모든 정부 인사를 임명할 때 국회의 인준을 받게 하는 등 인사권을 축소하도록 했다. 사법부의 독립성은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없애고 대신 대법관들의 대법원장 호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주권 강화를 위해선 국민투표의 범위와 대상 등을 확대하고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 등을 도입해 국회 권력을 견제하게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정치제도 구현을 위해서는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국고보조금 의원 수 중심에서 정당득표율 중심 배분 ▲정치후원금 기부자 신원 및 기부액 인터넷에 상시 공개 등을 약속했다.
 
안 전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문제에 있어 “국회가 여전히 갈등을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권한을 국회로 가져오긴 힘들다”며 의원내각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분명히 했다. 대신 이원집정부제와 권력축소형 대통령제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론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거제도는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기본으로 한다고 밝혔다. 유권자가 1인2표를 행사해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방식으로, 정당득표율에 따라 총 의석 배분이 결정된다. 정당지지율이 의석수로 나타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도 용이하다. 의회를 주도하는 원내다수당의 출현이 어려워 각 정파에 협치와 연정을 강제하는 효과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여기에다 정당의 공천 부패 예방을 위해 정당명부 내 후보에 대한 1표를 추가 도입해 1인 3표제를 제안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권력구조는 지난 대선과 같이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1인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분권제, 책임총리제, 국회 권한강화, 사법권 독립 강화 등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 부분에 있어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선거제도 개편은 헌법과 국회법이 바뀌어야 하는 정치개혁의 문제”라며 “국회의원 정수문제도 걸려있고, 단순히 소선거구제냐 중선거구제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권력구조 개편안 자체는 각 제도에 일장일단이 있어 국회에 논의를 일임하지만 ‘지방 자치분권 강화’는 꼭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는 세종시에 청와대,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 등을 옮겨야 한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지방분권만 되면 권력분산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논리다. 선거제도는 아직 공식입장은 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4년 중임제를 기본으로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 국민투표제 등 직접 민주주의 요소를 적극 도입·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거제도의 경우 선거연령을 17세로 낮추고, 한 개의 선거구에서 다수의 의원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와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 등의 도입을 이야기한다.
 
보수진영 역시 이러한 권력분산형 제도도입에 적극적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좋지만 남북통일이 되고 국민소득이 5~6만 달러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등 여건이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선거제도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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