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부진 '에잇세컨즈'…올해는 반등할까

작년 매출 1500억 안팎…3년째 제자리

입력 : 2017-04-09 오후 2:17:17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론칭 5주년을 맞은 삼성물산(000830) 패션부문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국내 주요 SPA 브랜드 중 매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진행한 브랜드 효율화 작업 등을 통해 에잇세컨즈에 힘을 실어줄 준비가 완료됨에 따라 올해 실적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1500억원 안팎으로 3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3년에 걸쳐 준비해 2012년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 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에잇세컨즈와 같은 해에 론칭한 신성통상의 탑텐은 지난해 매출을 2000억원대로 키우며 에잇세컨즈와의 격차를 벌렸다. 매출 신장률은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에서 2009년 선보인 스파오는 지난해 매출 3000억여원을 기록하며 에잇세컨즈를 두 배 가량 앞섰다. 
 
에잇세컨즈의 더딘 성장의 주 원인으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통망이 꼽힌다. 지난해말 기준 에잇세컨즈의 매장은 모두 31곳으로 탑텐 135곳, 스파오 70여곳과 비교해 크게 뒤쳐진다. 지난해에는 신촌점을 리뉴얼하면서 동대문 의류를 선보이는 공간을 도입하는 등 브랜드 콘셉트를 두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에잇세컨즈는 올해를 분위기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사업효율화를 위해 진행한 엠비오와 라베노바 등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모든 역량을 에잇세컨즈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들어 3월까지 3곳의 매장을 내고 신세계 시흥프리미엄아웃렛 등에도 오픈을 준비하는 등 출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상품 기획과 영업, 비주얼머천다이징(VMD) 등을 통합 지원하는 팀을 신설하며 영업력도 강화했다. 강남대로 논현빌딩에 따로 나와있던 에잇세컨즈 사업부도 서울 도곡동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로 들어감에 따라 사업 효율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진출한 중국 사업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등으로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에잇세컨즈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을 이름으로 삼으며 론칭 당시부터 중국 공략 의지를 밝혔왔다. 그러나 현재 중국 매장은 작년 9월말 오픈한 상하이 플래그십스토어 한 곳 뿐이다.
 
지난해 에잇세컨즈 상하이 법인의 매출은 84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오픈 직후 10~11월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에잇세컨즈 상하이법인의 지난해 손실은 49억53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중국에서 매장을 하나만 운영하고 있어 사드 영향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잇세컨즈 상하이 플래그십스토어 전경.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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