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9일 매년 10조원의 공적재원을 투입해 임기 내 500곳의 구도심·노후주거지 재생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필요한 재정은 연간 2조원의 국가재정 외에 주택도시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사업비 등으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한 ‘도시재생 뉴딜 정책’ 발표에서 “그동안 몰두해온 확장적 도시개발, 개발이익만 추구하는 전면철거형 재개발이 보여준 한계는 분명하다”며 기존 주택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밝혔다. 뉴타운과 재개발 거품이 꺼지며 일부 지역이 슬럼화되거나, 도시가 양극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정비 중심 도시재생사업에 재정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동네마다 아파트단지 수준의 마을주차장, 어린이집, 무인택배센터 등을 지원하고 낡은 주택은 공공기관 주도로 정비하거나 매입·장기 임차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매년 39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문 후보는 “산업기능이 쇠퇴한 지방도심에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신산업을 발굴 접목시키거나, 대대적인 도시재생·주택개량 과정에서 대규모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정책특보로 있는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기존 발표한 일자리에 포함되지 않는 수치”라며 “연 10조원이 주택개량과 도시재생에 투입되며 생기는 고용유발, 개량된 지역에서 만들어진 청년일자리 등을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 후보의 발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간 강조해온 도시재생 강조 기조를 이어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후보는 1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 시장을 만나 대선기간 중 자신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구도심과 노후주거지를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