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돋보기)문재인의 J노믹스, "재정지출 늘려 소득증대"

"재정증가률 7%로 확대해 사람에 투자"…전문가들 "세밀한 정책수립 필요"

입력 : 2017-04-12 오후 5:04:25
[뉴스토마토 최한영·김하늬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2일 재정지출을 확대해 공공분야와 사람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겠다는 내용의 경제정책비전 ‘제이(J)노믹스’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세밀한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문재인의 경제비전, 사람 중심 성장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에게 투자해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 경제성장 구조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육과 교육, 의료, 요양, 안전, 환경과 같은 분야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한계가 있다”며 “국민 누구나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과감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람중심 경제성장’을 위해 문 후보가 들고 나온 방안은 대규모 재정자금 추가 편성·집행이다. 그는 “살림이 어렵다고 소극적 재정계획을 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권고사항”이라며 “현재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연 평균 3.5% 증가를 예정하고 있다. 이를 연평균 7% 수준으로 적극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확보된 재정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창출, 교육·보육 등 ‘10대 핵심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재정충당 과정에서 국민 동의를 얻고, 국가부채 증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점도 밝혔다. 문 후보는 “5년 간 세수자연증가분에서 50조원을 조달하겠다”며 “부족한 부분은 법인세 실효세율 조정과 정책자금 운용배수 증대, 중복 비효율 사업에 대한 조정으로 충당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집행을 주도하는 관행을 탈피하고 민간주도 집행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근혜 정부 때 문제가 된 ‘국민연금의 사유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 후보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가장 깨끗하고 개혁적인 인사로 임명할 것”이라며 “주주권행사 모범규준(스튜어드십 코드)도 즉각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시장경쟁 보장을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전면 개혁하고 공정위와 지자체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와 집단·단체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규제체제를 ‘네거티브 방식’(법이 금지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개편하고 기술투자 분야에서 정부의 사전규제와 자금지원, 투자자 보호 없는 벤처캐피탈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 후보의 이날 발표에 대해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추경 편성이나 적극적인 재정운용 등 전체적인 방향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도 “3.5% 수준인 재정지출증가율을 7%로 높인다는 부분에서 국가부채 최소화가 실현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김광두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은 “향후 재정계획을 보면 세수 자연증가분이 5년 간 58조원 수준”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에 역점을 둬도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정집행 방안에서 민간 등 최종수혜자에게 도달하는 '실집행률'을 제고하겠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민간이 주도하는 집행체계 구축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학계와 연구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학기술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다는 것은 바람직 한 것 같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도 과학기술 인재 양성 그런 부분을 의미한다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재정집행을 늘리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국가부채 재정적자가 문제가 되는데, 세수가 늘어나면 그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특별히 ‘잘했다, 잘못했다’라는 것은 없으며 다른 후보와 특별한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공약 같은 것이 나왔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문재인의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경제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하늬·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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