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선대위, 출발부터 '잡음'…'수권능력' 의구심도 여전

박지원·손학규 '투톱'에 내부인사 중심…"굵직한 인사 없어 국정운영 기조 안읽혀"

입력 : 2017-04-12 오후 5:39:3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선을 지휘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은 상징성이 크다. 대선 후보의 시대정신과 정책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로, 수권능력의 ‘바로미터’가 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선대위가 12일 당내 공식 석상에서 박지원 대표의 ‘2선 후퇴’ 주장이 제기되는 등 출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닻을 올렸다. 이번 선대위 구성은 다수의 호남 출신 인사와 지난 2012년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이 전진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선대위 인사들의 면면을 봤을 때 다양성과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안 후보의 수권능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상황이다.
 
상임선대위원장으로는 박지원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선임됐다. 박 대표가 조직과 예산 등을 책임지며 호남의 지지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 손 전 대표는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 ‘안정적이고 책임있는 보수’의 이미지를 강화하며 지지층의 외연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천정배 전 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정동영 의원, 박주선 국회부의장,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 김진화 '코빗' 이사가 임명됐다. 천 교수와 김 이사는 2012년 대선 때부터 안 후보를 지지해온 전문가 그룹에 속한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는 장병완 의원이 선임됐고, 2012년 대선 당시 ‘진심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식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총괄선거대책 부본부장과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본부장급에는 호남 지역 중진과 초선 의원들이 중용됐다. 정책적으로 보수색을 강화한 안 후보가 호남 민심 잡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담은 포석으로 보인다.
 
총무본부장에는 김삼화 의원, 조직본부장은 유성엽 의원, 직능본부장 조배숙 의원이 내정됐다. 홍보본부장은 김경진 의원, TV토론 본부장은 이용호 의원, 미디어본부장은 김영환 최고위원, 뉴미디어본부장은 이언주 의원이 맡았다. 앞서 알려진대로 안 후보의 비서실장은 최경환 의원, 수석대변인은 손금주 의원, 대변인은 김경록·김재두·김유정 3명이 맡기로 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정책대변인에 확정됐다.
 
이날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일기도 했다. 문병호·황주홍 두 최고위원이 박 대표에게 선대위에서 빠지고 백의종군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표가 통합형 선대위 구성을 약속하면서 인선이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당은 이날 기본적인 선대위 구성은 완료했지만 수권능력에 있어서 여전히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의석수가 40석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할만한 외부인사 영입이 매우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선대위가 거의 내부 인사 위주로 구성됐다"며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없다고 천명했다면 정책적으로는 외부인사를 많이 쓸 수 있겠는데 향후 누가 국정에 참여할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40명이 다하겠다고 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전부 국민의당 의원들 일색이다. 이렇게 되면 다양성에 문제가 있다"며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는 체제로는 맞는데 요즘 같이 통합을 강조하는 국민들 시각에서 봤을때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에 포함된 인사들의 면면으로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 소장은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정책이나 국정 운영 기조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보고 이해한다. 그런데 그것을 판단할만한 사람이 안보인다"며 "그야말로 아주 무난하게 구성됐다"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 관련해 외부인사 영입 부족 등 전문성 면에서 취약한 점을 드러냈기 때문에 안 후보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정책적으로 경륜을 가진 외부인사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배 본부장은 "지역별 기초의원이 입당한다고 기대 효과는 크지 않다"며 "김종인 전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의 영입 여부가 신의 한수일 수 있다. 현재 캠프 구성 상황으로는 안 후보가 풀리지 않는 숙제를 몇개 안고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외부인사 영입에 공을 들여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김재두 대변인은 "우리 당 선대위는 기본적으로 작지만 강한 '강소 선대위'이지만 앞으로 외부인사를 많이 영입해 공동선대위 등에 전진 배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대선후보 등록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선에 임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가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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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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