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부진 동아에스티, 대책 '골몰'

천연물신약 미국 진출로 반전 노려…사업부 분사·펀딩 검토

입력 : 2017-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매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동아에스티(170900)(옛 동아제약)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가시적인 첫번째 대안으로 천연물신약의 미국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규모 임상에 따른 자금 문제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지에서 펀딩을 받거나 천연물사업부를 분사시킨 뒤 상장시켜 자금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1967년부터 2012년까지 46년 동안 제약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012년 매출 9310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 2013년 지주사 전환을 하면서 업계 1위 자리를 유한양행에 내줬다.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를 중심으로 사업회사인 동아에스티와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사업과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사업과 박카스 사업을 도맡았다.
 
회사분할을 하지 않았을 경우 매출액(동아에스티+동아제약)은 2014년 9165억원, 2015년 9315억원, 2016년 9454억원이다. 2012년 업계 1위에서 4년만에 4~5위로 내려앉은 것이다. 2012~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약 2.5%다. 지난해 제약업계는 유한양행(1조3200억원), 녹십자(1조1979억원), 광동제약(1조564억원)이 3강 체제를 보였다.
 
동아에스티의 부진은 전문의약품 부문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액은 31119억원으로 전년비 5.6% 감소했다. 간판 제품들은 동반 하락세다. 위염치료제 '스티렌(270억원)'이 전년비 25% 매출 감소했다.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220억원)',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논(189억원)'도 각각 1.7%, 18%씩 역성장했다.
 
내수 시장이 부진한 반면 해외수출은 선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지난해 해외수출액은 1469억원으로 전년비 10.4% 증가했다. 오너인 강정석 회장은 해외진출과 신사업 발굴로 경영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강 회장은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면역항암제(DA-4501), 당뇨치료제(DA-1241), 과민성방광치료제(DA-8010), 파킨슨병치료제(DA-9805) 등이 동아에스티를 먹여살릴 신약 R&D 파이프라인이다. 이 중 동아에스티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 천연물신약(DA-9801)이다.
 
DA-9801은 2015년 4월 미국 FDA 2상을 완료하고 3상 승인을 앞두고 있다. 3상 임상 례수는 1000여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몇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자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FDA에서 천연물신약이 임상과 최종 허가를 받기까지 5억달러(약 5465억원) 이상이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3상 자금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아에스티에 능통한 업계 관계자는 "동아에스티가 DA-9801의 미국 3상 진입을 위해 FDA와 계속 미팅을 하고 있다"며 "2상 결과를 토대로 허가 승인 가능성과 대규모 자금 투자에 따른 실패 여부를 두고 쉽사리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자금 확보를 위해 펀딩, 사업부 분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실적 부진에 빠져 있는 동아에스티가 신약 글로벌 진출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미래의 성장동력 확보와 매출 턴어라운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동아에스티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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