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정유라 도쿄올림픽 나가도록 지원하라' 지시"

김종 전 차관, 최순실 재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통화내용 증언

입력 : 2017-04-18 오후 5:32:2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삼성 관계자에게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도쿄올림픽에 나가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8일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증인한테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씨를 2020년 도쿄올림픽을 나가도록 지시하면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이야기를 했느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저한테는 의아하고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져 아직도 기억이 난다”라고 했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박 전 사장에게 거꾸로 진짜냐고 되물었을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왜 충격을 받았느냐”고 특검이 묻자 “대통령께서 한 선수만을 위해 부탁을 하는 게 저한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특검이 2015년 7월23일 김 전 차관과 박 전 사장이 통화한 내용에 대해 신문하자 김 전 차관은 이 같은 내용으로 증언한 것이다. 김 전 차관은 박 전 사장과 통화한 뒤 자신의 수첩에 ‘VIP, 이재용, 정유라 올림픽 지원’ 등 핵심 단어 중심으로 적어놨지만 수첩을 분실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증언을 종합하면 또 그해 6월24일 김 전 차관은 박 전 사장과 2시간가량 식사를 하면서 박 전 사장이 정씨에 대한 지원 이야기를 또렷하게 한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이 삼성은 정씨를 지원할 준비가 언제든 돼 있고, 정씨가 최근 출산해서 말을 탈 몸 상태가 아니라 지원을 못 하고 있을 뿐이며 정씨가 몸 상태를 회복하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순실씨가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사건 3회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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