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진행성 직장암의 수술 전 항암방사선요법의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연구개발 과제가 국제공동연구개발프로그램인 유로스타2에 최근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란 혈액이나 조직 내 존재하는 단백질이나 DNA 등을 이용해 특정 약물이나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유로스타2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범유럽 공동 연구개발 네트워크인 유레카 사무국이 운영하는 국제공동기술개발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을 통해 유로스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 중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이번 바이오마커 개발은 맞춤형 암 치료 연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사와 분자진단 전문 프랑스 바이오벤처 프레스티지아사와의 협력 하에 총 3년간 진행된다.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사는 직장암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환자별 항암방사선 치료 효과 유무를 미리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프랑스 프레스티지아사가 환자의 혈액을 이용한 바이오마커를 각각 개발하고 그 유효성을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게 된다.
직장암은 대장의 맨 끝 부분인 직장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직장은 항문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좁은 골반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수술로 암 덩어리를 떼어내면서 동시에 항문을 보존하기가 쉽지 않다. 2∼3기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에 항암방사선 치료를 시행해 완치 가능성을 높이고 암의 크기를 최대한 줄여 수술로 절제하는 부위를 최소화해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구토, 식욕저하와 같은 방사선 치료 합병증뿐만 아니라 길게는 6주 이상 걸리는 치료 기간 중 암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항문 보존 여부에 따라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큰 차이를 보일뿐만 아니라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아 암이 줄어들 경우 암 완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진행성 직장암 환자에게 표준 치료의 한 가지로 항암방사선 치료를 권유하도록 하고 있다. 직장암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절반가량에서는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이전에는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아낼 수 없어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유창식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진행성 직장암에서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항문 보존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재발가능성을 줄이는 등 암 완치와도 관련이 크다"며 "바이오마커가 개발되면 조직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서 미리 치료 효과 유무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많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게 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맞춤 치료가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바이오마커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 및 유럽 식약처에 인허가 신청을 한 후 상용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