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부동산시장 환경 속에서 수도권과 지역, 브랜드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메이저 브랜드와 마이너 브랜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리서치기관인 부동산114는 지난 1분기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6.94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은 7.73대 1, 경기 6.52대 1로 집계됐다. 반면, 경남 1.33대 1, 경북 0.07대 1, 제주 0.6대 1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 파라곤은 평균 청약경쟁률 49.38대 1을 기록했고, 고덕 자연앤자이 28.8대 1로 집계됐다. 또 지난 5일 분양한 제일풍경채 센트럴은 773가구 모집에 6만5003명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84.1대 1을 기록해 뜨거운 인기를 이어갔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입지와 미래가치, 브랜드에 따라 청약경쟁률의 희비가 갈리고 있는 셈이다.
한화건설이 최근 분양한 광교신도시 한화 컨벤션 꿈에그린은 평균 청약경쟁률 86.79대 1을 기록했다. 사진/한화건설
이 같은 분양열기는 2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분양한 광교신도시 한화 컨벤션 꿈에그린은 746가구 모집에 6만4749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경쟁률 86.79대 1로 부동산 경기 하강국면을 비웃듯 치고 올라갔다. 한화건설은 이 같은 성공원인을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의 교통·환경 등 뛰어난 입지와 미래가치, 아파트 브랜드로 꼽았다.
하지만, 비브랜드 건설사와 중소 지방도시의 청약자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태경종합건설이 지난달 충북 음성에서 분양한 생극 태경 에코그린은 104가구 모집에 청약접수가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 경북 칠곡군에 분양한 칠곡 왜관드림뷰와 제주시 조천읍 제주조천 코아루 더 테라스 역시 모든 평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발 금리인상이 이뤄지면서 국내 시중 금리도 3.5% 수준까지 상승했고, 올해 하반기 4%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중도금 대출에 민감한 신규 분양시장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고,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주택가격 하락도 점쳐져 신규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집을 구매하는 것보다 부동산 시장을 관망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살피겠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 장미대선까지 겹치면서 대출 강화 조치 등 규제강화에 대한 가능성에 힘이 실린 것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불확실성에 분양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수도권 택지지구인 하남, 성남, 과천 등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등 인기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