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운전자가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기업들과 소프트웨어기업 등이 앞다퉈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자율주행차 개발에 한창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1~5까지 5단계로 구분하는데 특히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레벨4에 달하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이는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고도화된 자동화' 수준이다. 현재는 시험주행만 할 수 있지만 오는 2020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도 레벨 3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공개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각국의 정부는 자율주행차 산업을 상용화하기 위해 각종 제도적 지원책과 함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미시간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은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우리나라의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2월 자율주행자동차의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했으며 운전면허제도도 자율주행자동차에 맞추어 정비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 관련 법률이나 제도의 정비에 관한 논의는 아직까지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안전규제 마련보다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교통사고 발생시 현행법에서는 대부분 운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게 된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되면 사람으로 한정한 ‘운전자’의 개념이 재정립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 1월 인공지능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의결, 인공지능을 운전자로 공인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이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 없다. 공인기관의 사전 테스트 없이 안전운행 요건을 충족한 자율주행차에 한해 임시운행허가를 주고 시험 운영하도록 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특히 자율주행차가 일반 차량과 섞여 운행하면서 사고가 일어나면 책임 소재와 처벌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하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과 제도 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자율주행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제도적인 안전장치와 법규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더이상 자율주행차는 먼 미래가 아니다. 2020년 상용화 전 조속한 제도 정비가 이뤄지길 바란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