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첫 단추 풀었다

롯데제과 등 4개사 이사회 열고 기업분할·합병 결의

입력 : 2017-04-26 오후 5:09:43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이 약속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제과(004990), 롯데쇼핑(023530), 롯데칠성(005300), 롯데푸드(002270) 등 4개사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롯데는 이들 4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부터 롯데는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천명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8월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사회 결의는 지배구조 개선약속에 대한 이행 차원으로, 선진화된 기업구조형태로의 개편을 통해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그룹을 운영하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담겨 있다.
 
롯데제과 등 4개사의 기업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인적분할은 기존(분할)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그룹의 모태로서 투자부문이 존속법인이 되며, 나머지 3개사의 경우 사업부문이 존속법인이 된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신설 투자부문을 흡수 합병해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4개 회사의 각 투자부문의 가치는 분할 시 시가를 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법상 정해진 방법에 따라 본질가치로 평가해 합병비율을 산정했으며, 이 비율은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자회사 경영평가 및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소재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롯데월드타워) 이며, 회사의 주요 인선작업은 추후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경영상의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이 4개 회사는 계열사 지분을 상호 보유하고 있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복잡한 순환출자고리가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까지 줄인 상태이며, 분할합병이 이뤄지면 순환출자고리는 18개로 줄어들게 된다.
 
순환출자고리가 대부분 끊어지면,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가 강화되며 그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지주)와 사업의 분리를 통해 경영효율도 증대돼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적인 리스크와 투자관련 리스크를 분리함으로써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자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한 모회사의 동반 부실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그룹의 사업 재편 용이성도 증대된다. 사업간 분할, 매각, 인수 시 지분구조의 단순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사업구조 변화로 인한 영향이 지주회사 혹은 특정 자회사에 국한돼 의사결정이 용이하다. 이 외에도 부문별, 계열사 별 책임경영체제 강화와 전문성 제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롯데제과 등 4개사는 오는 8월 29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번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승인 시 오는 10월 1일이 분할합병 기일이 된다. 이후 각 회사는 변경상장 및 재상장 심사 절차를 거쳐 10월 30일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롯데그룹 소공동 본사.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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