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각 대선주자들은 1일 ‘근로자의 날’(노동절)을 맞아 “노동자가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노동계 표심잡기에 나섰다. 다만 진보진영 후보들이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한 반면, 보수진영 후보들은 대변인 논평으로 입장을 대신해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건물에서 열린 127주년 세계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한국노총과 ‘대선승리-노동존중 정책연대 협약’을 체결했다. 오전에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비정규직 채용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정책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보다 더 큰 성장은 없다”며 “일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오전 청계천 인근 평화시장에 설치된 전태일 열사 동상을 참배하고 정책공약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먼저 이곳에서 행사 중이던 민주노총이 "전태일을 이용하지 말라"며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충돌이 발생하자 일정을 취소하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으로 대신했다. 안 후보는 “청년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며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을 공약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노동헌장’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헌법에서부터 노동 존중의 정신을 구현해야 한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노동 기본권 보장, 노동자의 정치참여 등을 강조했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대변인 논평으로 노동절 메시지를 대신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강성귀족노조의 폐해를 끊어야 한다”며 “소수의 귀족노조 만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모든 근로자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헌법의 신성한 권리와 의무인 노동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나가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자의 날인 1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무직지부 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노동절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