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코스피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프랑드 결선투표 등 긍정적인 외부 요인과 함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7포인트(0.97%) 오른 2241.24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였던 2011년 5월2일 2228.96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폭 확대로 상승세를 키웠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3338억원, 709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3645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날밤 미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 발표와 함께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보낸 긍정적인 신호가 코스피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75%~1.00%로 동결을 결정했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GDP)이 0.7% 상승에 그친 데 대해서는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하다며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업률과 물가인상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에도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3일(현지시간) 진행된 마지막 TV토론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 역시 정치적인 불안감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양자 토론 이후 실시된 최종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이 마린 르펜 후보를 20%포인트 앞서 유럽발 정치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1.38%)와
SK하이닉스(000660)(0.90%) 등 IT업종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1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에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발표한 4월 반도체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과 더불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등 대외 요인이나 국내 기업 실적 등 경제 지표, 긍정적인 국내 정치 환경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거라는 판단이다. 임 연구원은 "1분기 수출은 기저효과로 상승이 예상됐지만 4월 수출 증가로 분명한 상승 추세를 확인함에 따라 올해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미국 경기 호조 전망과 프랑스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등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신흥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임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11배를 밑도는 수준인 만큼 한국 시장은 외국인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