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검사에게 내준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는 검찰 내에서도 검찰총장 다음 가는 최고 요직에 해당한다. 18일까지 차장검사급이었던 윤 지검장은 이제 200명이 넘는 검사 인력을 통솔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고등검찰청에 있던 윤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제59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특히 이번에 윤 지검장을 자리에 앉히면서 이전까지 고검장급이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을 검사장급으로 한 단계 내렸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최근 10년간 서울중앙지검장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왜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내에서도 핵심 요직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김수남(57·16기) 56대 지검장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총장 자리에 올랐고 한상대(58·13기) 53대 지검장 역시 검찰총장으로 직행했다. 천성관(60·12기) 51대 지검장 역시 검찰총장에 내정됐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비리 의혹으로 불명예 사퇴했고 임채진(65·9기) 48대 지검장도 법무연수원 원장을 거쳐 검찰총장직에 올랐다. 최근 인사를 봐도 서울중앙지검장 자리가 곧 검찰총장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셈이다.
직접수사권을 가지고 '권력형비리'를 조사하며 검찰 내 최고 수사부서로 꼽혔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3년 폐지된 후 서울중앙지검은 그 배턴을 이어받아 전국 최대 검찰청 조직으로 꼽힌다. 특수, 형사, 공안 등 핵심 수사가 이뤄지는데 전국 주요 수사 중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 몰린다. 국정농단 사건 역시 서울중앙지검이 맡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씨, 우병우(50·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검찰 조사를 받았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중앙지검장 바로 밑에 1·2·3차장이 있고 그 아래 부마다 부장검사, 부부장검사, 평검사가 있다. 현재 노승권(52·21기) 1차장 아래에 형사1·2·3·4·5·6·7·8부가 있고 조사 1·2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등이 있다. 1차장 산하 부서 검사 상당수가 국정농단 수사를 맡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차출됐다.
주로 공안 업무를 맡고 있는 이정희(51·23기) 2차장 산하에는 공안 1·2부, 공판 1·2·3부, 공공형사수사부, 외사부, 총무부가 있다. 특수 수사가 주 업무인 이동열(51·22기) 3차장 아래에는 특수1·2·3·4부, 첨단범죄수사1·2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강력부, 방위사업수사부가 있다. 이제 윤 지검장은 이 모든 부서와 차장검사들에게 수사를 지휘하며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실행에 옮기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명된 윤석열(가운데) 대전고검 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