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부천 영상복합단지에 추진하려던 백화점 건립 계획이 연기됐다.
새 정부가 골목상권 등 소상공인 보호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신세계가 신중모드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지난 19일 부천시에 지역 상생과 발전 방안을 담은 사업 추진 이행계획서를 전달하고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세계는 2015년 부천시의 상동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민간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부지 개발을 추진해왔다. 당초 복합쇼핑몰을 건설하려던 계획은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백화점을 세우는 쪽으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지난 12일까지 부지매매 계약이 4차례나 미뤄지자 부천시는 신세계에 사업추진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신세계는 부천시에 제출한 이행계획서를 통해 지역 상인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상생발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등 실질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복합쇼핑몰이 아닌 백화점에 대한 정확한 사업 내용을 공감하고 백화점 직접 고용 5000여명을 포함해 총 1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만 신세계가 제시한 상생 방안을 인근 상인들이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부천 신세계 건립과 관련해서는 인천시 부평구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영상문화단지 부지 3㎞ 이내에 있는 전통시장 16곳의 상인들이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인천시도 신세계가 들어올 경우 부천시민의 화장장 사용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도 최근 김만수 부천시장에게 '김 시장은 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하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공개서한을 발송하는 등 정치적 압박도 거세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나 부천시나 사업 의지는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백화점 건립 시점이 언제가 될지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