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서울시는 중구에 있는 다동·무교동에서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 1호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건물주, 상인 등 지역 민간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비용을 투자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형태의 소규모 도심재생사업이다. 기존 공공지원 중심에서 지역주체의 자체동력을 통한 도심 살리기 실험이다.
시는 이번 프로젝트의 마중물사업으로써 무교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볼거리, 즐길거리를 선보이는 ‘무교테라스’ 행사를 이날부터 26일(매일 오전 11시~오후 1시)까지 연다. 무교로 거리는 이벤트존, 전시·포토존, 버스킹존, 게임존, 야외테라스, 라디오박스의 6개의 존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 내 29개 상점들은 기간 내 사용할 수 있는 1인당 42만원 상당의 할인쿠폰 등을 발행했다. 오는 25일 낮 12시에는 무료식사권 등 쿠폰 400여장(4400만원 상당)이 준비돼 박 터뜨리기 행사가 열린다.
22일 낮 서울 중구에 있는 무교로에서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 행사가 열렸다. 사진/이우찬 기자
민간재원 중심 프로젝트로 시에서 1억600만원을, 민간에서 5억7000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다동·무교동 지역 내 어린이재단은 비용을 투자해 공공도로에 잔디광장을 조성키로 했고, 중구에 있던 부지 관리 권한은 어린이재단에 위임된다. 서울파이낸스센터는 자체 비용으로 건물 앞 소규모 공원을 정비한다. 장기적으로 해당 구역 내 기업과 상인이 회비를 납부해 지역발전, 지역문화행사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지역 주체들이 자체적으로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사업추진까지 다동·무교동에 있는 기업과 상인들은 지난해 9월부터 36회 설명회·간담회를 했다. 지역 내 70여개 소규모 상인들로 구성된 ‘상인협동조합’과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11개 대형 건물과는 ‘기업협의체’를 구성해 임의단체를 발족, 추진기반을 마련했다. 시는 오는 24일 상인협동조합, 기업협의체, 중구와 업무협약을 맺는다.
시 관계자는 “다동·무교동이 서울 중심부에 있고 점심시간대에는 상권이 활성화돼 있지만 그 외 시간에는 다소 활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특성도 분명하지 않아 지역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이 큰 대표적 도심지기 때문에 첫 시범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이 선두에 서고 공공이 측면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미국의 타운 매니지먼트(Town Management), 일본의 에어리어 매니지먼트(Area Management) 등을 모델로 한다.
프로젝트 총괄계획가인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도시재생사업을 공공재원만으로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를 파악하고 민간재원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번 서울시 도시재생사업도 민간재원 위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4일 ‘타운 매니지먼트’ 기법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일본 도쿄 록본기 힐즈 프로젝트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지구 등 해외 선진 사례를 공유하고 토론한다.
22일 낮 서울 중구에 있는 무교로에서 서울형 도심활력 프로젝트 행사가 열렸다. 사진/이우찬 기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