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수주가뭄에 하반기 도크 추가 중단

수주잔량 급감, 2년치 일감도 없어…중소 조선사는 생존 위협

입력 : 2017-05-25 오후 5:06:03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작업 물량이 없어 일부 도크 운영을 중단할 전망이다.
 
25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남은 일감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지난달 말 1760만CGT다. 지난 2014년 3460CGT 대비 절반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조선3사 4월말 기준 수주 잔량. 그래픽/뉴스토마토
 
4월 말 기준 조선 3사의 수주잔량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미포·삼호 포함)은 2015년 4월 394척·548억달러에서 올해 4월 255척·309억달러로 내려앉았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08척·326억달러에서 77척·238억달러로 매년 수주잔량이 줄고 있다. 가까스로 법정관리를 피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5년 4월 160척·494억달러에서 올해 4월 106척·324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길게 잡아도 2년이 채 안 되는 일감이다.
 
조선업계는 수주잔량이 곧 절벽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에 처했다. 수주 절벽은 결국 유휴 도크의 수를 늘어나게 하고, 조선사는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현재 3사가 보유하고 있는 도크 31개 가운데 운영을 중단한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은 울산과 군산 등 조선소 전체 11개 도크 가운데 2곳의 생산을 중단했다. 울산조선소 내 4도크와 5도크가 각각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오는 7월1일부터는 군산조선소가 잠정 폐쇄한다. 매년 수주잔량이 70척 정도씩 줄어들면서, 이르면 하반기에 1~2개의 도크가 추가로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까지 모든 도크가 선박과 플랜트 생산에 사용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도크 중단이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3사의 도크 수를 줄이는 대책이 제시됐다. 3사가 보유한 도크 31개 가운데 7개를 줄여 불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저가수주 등 조선업을 침체로 빠트린 원인에서 벗어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매출 가운데 60%대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 부문의 비중을 30%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2개의 도크 문을 닫으면서 조선업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올 하반기에 추가로 문 닫는 도크들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조선사들은 아예 생존 위협에 직면했다.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수주잔량을 처리하면 오는 10월 중 조선소 내 일감이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소는 2년치 이상의 일감을 수주해야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최근 유조선과 LNG선박을 중심으로 발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수년간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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