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5월 성수기 매출마저 '부진'

롯데·현대, 마이너스 신장률…신세계도 매출 제자리
황금연휴 매출부재·외국인 감소 영향

입력 : 2017-05-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탓에 닫힌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5월 주요 백화점 매출이 역신장하거나 제자리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5월 초 황금연휴와 조기 대선을 계기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실제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5월1~28일 매출은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5% 줄어들었다. 백화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션상품군이 특히 부진했다. 남성패션 정장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3.7%, 여성패션 컨템포러리는 2.8% 줄었다.
 
반면 미세먼지와 이른 더위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판매가 늘어나면서 대형가전 매출은 53.9% 급증했다. 이와 함께 골프(15.5%)와 스포츠(6.2%) 등 계절적 영향을 받는 장르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매출도 1.3% 감소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매출이 각각 2.0%, 2.1%씩 감소한 가운데 해외패션은 시즌오프 행사의 영향으로 5.1%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특수를 누린 리빙 상품군은 매출이 24.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구체적인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기존점 기준 5월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백화점의 실적은 올해 들어 계속 내리막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월별 매출 신장률은 1~2월 -1.2%, 3월 0.5%, 4월 -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0.7%, 0.9%, -1.6%씩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3월 매출이 소폭 신장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5월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대했던 황금연휴 특수가 없었던 점이 꼽히고 있다. 최장 11일까지 가능했던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국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을 찾는 사람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기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치면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린 점도 악영향을 끼쳤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끊긴 점도 악재였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각각 전년대비 40%와 66%씩 줄었으며 이같은 추세는 5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내수가 거의 정체된 가운데 그나마 외국인에 의해 매출이 약간씩 신장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속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지수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심리지수는 2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이달에는 기준선 100을 훌쩍 넘기는 108까지 올라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실제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니 두고봐야 하겠지만 5월 소비심리 지수가 세월호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하니 기대는 해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신세계백화점의 해외유명브랜드 대전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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