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1. A(여·36세)씨는 모 백화점과 팝업매장 계약을 맺고 백화점에서 5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1만원짜리 중국산 스카프를 국산으로 변경해 사은품을 증정했다. 일부 스카프는 5배 정도 비싼 4만9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2. B(남·36세)씨는 중국산 블라우스를 수입해 중국산 라벨을 제거하고 ‘MADE IN KOREA’ 라벨을 붙여 한국에서 제조된 것처럼 속여 일본에 재수출하려 했다.
#3. C(여·49)씨는 자신이 노점에서 중국산 청바지를 구입해 직접 국산으로 원산지를 변경한 다음 휴일 등에 가격을 2~5배 올려서 주변 노점에서 되팔아 수익을 챙겼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올해 초부터 5회에 걸쳐 의류 원산지 표시위반 업소(일명 라벨갈이)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 결과 9명을 협사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의류 제조공장과 도매시장이 밀집한 동대문 시장과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집중 단속해 ‘MADE IN CHINA’ 라벨을 ‘MADE IN KOREA’로 바꿔치기하는 등 의류 원산지를 변경하는 현장 5곳을 적발해 의뢰자, 작업자, 사업자 등 총 9명을 형사입건했다.
라벨갈이는 통상 의뢰자와 작업자가 있으며 수수료는 한 점당 200~300원으로 작업자는 위법 위험 부담을 안고 작업을 하면서도 크게 돈벌이가 되지는 않는 걸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반면, 의류 원산지 표시 변경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챙기는 쪽은 원산지 변경을 의뢰하거나 이러한 의류를 판매하는 자로 밝혀졌다.
가장 흔한 경우는 동대문시장 등에 점포를 가지고 있거나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중국산 의류 등을 구입하여 라벨 수선집에서 국산으로 라벨갈이를 해서 소비자를 속이고 되파는 게 흔한 방식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중국산원산지를 붙이고 세관을 통과한 의류 등은 대규모로 원산지를 변경하기 보다는 도매업자들이 필요한 수량만큼 소량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원산지 변경 작업이 이뤄지므로 대규모 적발이나 원천적인 원산지 변경행위 방지는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봉제산업 업체는 2014년 기준 1만4270여개로 종사자 수 9만786명이다. 미등록 소규모 업체를 포함하면 등록업체의 3배 수준인 5만여개로 추정된다.
국산으로 둔갑시키기 위한 ‘MADE IN KOREA’ 라벨 모습. 사진/서울시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