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12일부터 '주 4회'로 운영되는 가운데 첫날 삼성의 뇌물 혐의 관련해 핵심 증인들이 법정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리는 박 전 대통령, 최순실씨 16차 공판에 이모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전 팀장은 지난 2015년 10월 네 차례 청와대로 가서 미르재단 설립과 관련해 회의에 참여하고 전경련 측 인사로 미르재단 설립 업무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 전 팀장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 증언할 계획이다.
앞서 이 전 팀장은 지난 2월13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주목할 만한 발언을 쏟아냈었다. 먼저 "검찰 조사를 앞뒀을 때 이용우 전 전경련 사회공헌본부장으로부터 '전경련 주도로 재단을 설립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청와대 지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며 청와대 압력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삼성을 포함한 특정 기업 9개를 지정해줬다"며 청와대 주도로 재단이 만들어졌다고 증언했고 "이수영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문자로 '16개그룹 480여억원'이라고 미르재단 출연 현황을 보고한 사실이 있다"면서 "이후 최상목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문자 보낸 것에 대해 질책을 받았다. 증거로 남기는 것을 꺼렸다. 떳떳하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과 특검은 이 전 팀장을 상대로 미르재단 설립 당시 청와대가 삼성을 출연금 지원 대상에 포함한 사실과 청와대 주도로 재단이 설립됐음을 증명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 지시가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이 전 팀장 외에 박모 전 국민연금공단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 장모 전 코어스포츠 대리도 증인으로 불러 심문한다. 삼성의 경영권 강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외압을 받았는지 등에 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이날 삼성 뇌물 혐의 관련해 한정된 질문을 받고 증언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