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됐다. 도시바는 막판 변수들이 등장함에 따라 좀 더 시간을 두고 매각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거듭되는 혼전 속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일주일여 후 발표될 전망이다.
당초 15일로 예정된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됐다. 사진/뉴시스
15일 일본 아사히·일간공업신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당초 이날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결정을 보류했다. 일간공업신문은 "도시바가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바가 일정을 미룬 것은 막판까지 혼전이 거듭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유력 후보 진영 중 하나인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주축이 된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이 합류하기로 알려지면서 '한미일 연합' 체제가 구축됐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가 손을 잡은 '미일 연합'에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이 참여하면서 '한미일 연합'을 구성, 새로운 구도가 짜여진 것을 감안해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연합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인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미국계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크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은 지난달 21일 마감한 2차 입찰에서 2조2000억엔의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미일 연합은 한미일 체제 전환으로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면서 2조엔 규모의 인수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구성, 산업혁신기구·정책투자은행·베인캐피탈·SK하이닉스가 각각 3000억엔 정도를 출자하고 그 외 KKR과 일본 기업들의 출자금으로 2조엔의 매각금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웨스턴디지털(WD)도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에 대한 중단 명령을 요청하면서 변수로 등장했다. WD는 도시바와 일본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을 공동 운영하며 메모리사업부 입찰에 대한 독점교섭권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도시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WD는 성명을 통해 "도시바가 반도체 메모리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계약 위반을 막는 취지의 명령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