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중소 조선사가 실낱같은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의 선수금 환급보증 발급을 두고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지난달 그리스 선주와 11만5000DWT급 유조선 7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선박 수주는 지난 2015년 12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그러나 성동조선해양은 금융권이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조건으로 인건비 등 간접비 조정을 요구해 난항에 처했다.
RG는 조선사가 기한 내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할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 제도다. 최근 금융권은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사에 RG 발급 조건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물론, 특히 중소 조선사에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성동조선해양 등 국내 중소 조선사가 금융권의 RG 발급을 두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성동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작업장의 모습이다. 사진/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오는 10월 중 건조 중인 선박 8척을 모두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인 관계로 이번 RG 발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일감은 올해 모두 소진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RG 발급이 정말 중요하다"며 "금융권에서 요구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인건비 문제 등을 노조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도 지난 4월 탱커선 4척을 수주한 후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다, 최근에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발급받았다.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지난 2015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수주에 성공한 효자 일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을 수주하고도 금융권의 RG 발급이 어려워 본계약에 이르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특히 금융권이 RG 발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중국 조선소가 저가로 물량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권이 국내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중소 조선소의 RG 발급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