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하면 교육혼란…자사고 끝까지 지킨다"

자사고 학부모 연합, 서울교육청 발표 앞두고 집단 시위

입력 : 2017-06-26 오후 4:56:50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외고 재지정 평가결과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사고 학부모들이 장외집회까지 나서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26일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2000여명(경찰 추산 1600여명)이 참석했다. 
 
송수민 자학연 대표는 성명을 통해 "자사고는 이미 8년간 안정되고 공인된 제도로 학생과 학부모들 모두 만족도가 높다"며 자사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희연 교육감을 '불통'교육감이라 칭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대표는 "교육감은 단 한차례의 공청회나 학부모의 의견수렴도 없이 자사고 폐지를 외치고 있다"며 "불통 교육감 밑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심히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반고의 황폐화가 자사고라며 문제의 본질을 파악도 못하는 조 교육감은 당장 거짓된 논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조 교육감은 새 정부에 교육공약 이행방안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일반고와 특성화고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외고·자사고·자율형 공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자학연은 자사고를 폐지하면 오히려 더 큰 교육 혼란을 가중시킬 거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동시에 하향평준화 문제, 강남·강북 간 지역교육격차 등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자사고 교장들 역시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오세목 전국자율형사립고학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 교장)은 "고교서열화는 자사고 탄생하기 이전에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지금보다 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형 자사고는) 강남에 살면서 강북에 있는 자사고를 다니고, 강북에서 강남 자사고를 누구든 진학할 수 있는 지역균형 역할을 하고 있다"며 "끝까지 자사고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학연 회원들은 집회를 마친 뒤 곧바로 시교육청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시교육청은 자사고 학부모들의 이 같은 반대 움직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예정대로 오는 28일 자사고 재지정 평가결과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여부는 시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며 “일단 중앙정부 차원의 교육개혁 방향이 잡히면 그에 맞춰 시교육청도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28일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는 학교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 중 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늦어도 내일까지는 교육감 결제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론은 자사고 폐지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성인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외고·자사고 존폐 문제에 대해 물은 결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52.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반해 ‘유지하자’는 의견은 27.2%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0.3%였다.
 
또 학부모들의 55.4%는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학부모의 폐지의견도 51.5%로 나타났다. 유지 의견은 학부모 27.7%, 비학부모 27.0%로 각각 나타났다. 
 
한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9일 실시된다. 진보성향 출신의 학자인 김 후보자는 그간 외고·자사고에 대한 폐지 입장을 내비쳐 왔다. 최근 논란에 대해서도 ‘(외고·자사고 폐지는) 교육감이 할 수 있는 판단’이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2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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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