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신중…사업비는 '펑펑'

주요 대형사 1분기 사업비 수백억 증가…합산비율 관리 필요

입력 : 2017-06-27 오후 5:59:17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떨어지면서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동부화재(005830), KB손해보험(002550)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사업비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손보사는 손해율 하락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지만, 시장점유율 상승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14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86억원 보다 239억원(16.5%) 증가하면서 대형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사업비 10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업비가 98억원(9.4%) 증가했으며 삼성화재는 2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51억원에 비해 170억원(7.7%) 증가했다. 동부화재는 1357억원으로 38억원(2.8%) 증가해 대형 손보사 중 사업비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문제는 이렇게 사업비 지출이 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더라도 합산비율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으로 100%를 넘지 않으면 이익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목소리가 나오면 손보사는 손해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합산비율을 운운하며 아직은 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올해 1분기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합산 비율은 삼성화재 95.1%, 동부화재 96.9%, 현대해상 97.6%, KB손해보험 100.8%였다. 당시 보험료 인하 여론이 일자 손보사는 그동안 합산비율이 100%가 넘어 적자가 누적돼 올해 1분기 흑자 전환 한 번으로 보험료를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일부 보험 전문가들은 합산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손해율 관리와 사업비 관리가 함께 돼야 하는데 손보사가 손해율 하락으로 얻은 이익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해 사업비 지출을 늘리는 것은 손보사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는 손해율 하락에도 1년 치 손해율을 지켜봐야 한다며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증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동차 보험료 인하 논란이 있을 때 손보사는 합산비율을 논하며 인하 여력이 없다고 하는데 사업비를 줄이면 합산비율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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