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자기자본규모 대형 증권사 5곳이 이번 주 초대형 투자은행(IB)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중소·벤처',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대형 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운용역량'을 강조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는 이번 주 당국에 초대형IB 및 단기금융업 본인가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규모는 약 6조6400억원이고, NH투자증권 4조6000억원, KB증권 4조1800억원, 삼성증권 4조1400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1000억원 순이다. 대형사 관계자는 “서류 추가 준비 등으로 일주일가량 밀릴 수 있어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인가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초대형IB 육성방침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단기금융인가를 받아 단기금융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단기금융업무는 만기 1년 이내인 어음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업무를 일컫는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회사의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인 종합투자계좌업무(IMA)도 허용된다. 발행어음은 조달자금의 50%, IMA는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IB 취지를 살려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앞서 네이버, GS리테일 등과 ‘신성장동력 펀드’를 조성해 직접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10년간 중소·벤처기업에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운 상황이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IB 출범 초기에는 속도조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채병권 미래에셋대우 초대형IB 추진단장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1년 이내 단기 자금으로, 유동성 비율을 비롯 리스크 관리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며 “기업대출처럼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고 리스크가 작은 기업금융을 통해 체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전했다.
KB증권은 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업계를 선도하는 초대형IB’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B증권은 현재 초대형IB 태스크포스(TF)를 진행 중이며 관련 조직 및 규정 등의 정비가 막바지 단계다. 이달 중 개편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금융 관련 “주요 투자상품이 될 기업어음(CP)에 대한 인수한도를 대폭 늘려 적극 활용하고 업종에 제한을 두기보다는 개별기업에 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기업대출 및 사모사채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일반 대출뿐만 아니라 구조화 상품 및 메자닌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RM조직이 강력한 본사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기업에 대한 자금 중개 기능이 대폭 강화된 만큼 적극적인 종합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무차별적인 시장 선점을 통한 양적 경쟁을 지양하고, 보다 우수한 상품에 투자하는 등 질적 성장을 이룰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생애주기인 창업-성장-성숙-안정 전 단계에서 필요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주기별 모든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하고, 올해 초 획득한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 및 코넥스활성화 펀드 등을 통해 모험자본시장에서도 신성장, 신기술 기업에도 적극 투자하여 혁신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종합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금융자산 및 부동산 관련 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하반기 이후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기업금융 활성화를 통해 자본시장에 기여함은 물론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안재환 전략투자운용부장은 “업무 초기에는 기업신용공여 등 현재 강점이 있는 대형 딜 위주로 자산을 늘리고, 일정 규모 달성 이후에는 수익성 위주의 운용 전략 구사할 것”이라며 “수신은 무작정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유동성관리가 가능한 적정 수준 이내에서 만기, 고객 등을 분산해 잔고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제도 정비 및 업무 프로세스 확립 등 선결과제에 주력 예정이며, 제도가 정착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자본 활용을 생각하고 있다. 투자기간과 투자상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안 부장은 “최초에는 자기자본 1배 수준 이내에서(약 4조5000억원)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할 계획”이라며 “약 150~200bp 수준의 순이자수익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은 올초 프로젝트 매니저 1명과 상근직원 3명, 비상근 직원 7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발행어음 태스크포스팀(TFT)를 신설해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및 관련 자산운용 업무의 안정적인 추진을 준비했다. 이후 지난달 초 안재환 부장을 중심으로 발행어음 관련 수신 및 운용 업무를 전담하는 전략투자운용부를 신설했다. 자금 운용기능이 있고 전사 관점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전략투자본부내에 편제된 전략투자운용부는 단기금융업 인가 및 발행어음 관련 사전 준비 업무를 담당하며 발행어음 관련 수신 정책 수립한다. 또 북 운용 및 관리, 기업금융자산 검토 및 투자를 담당하며 IB사업부와 상호 협의를 통해 관련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초대형IB제도의 시행으로 운용부문과 IB의 성장을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고객사에 자금조달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벤처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 관계로서 투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관점에서도 초대형IB 관련 각종 기업금융딜들을 리테일, 홀세일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으로 발전시켜 초대형IB를 전사 각 부문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상품경쟁력 차별화의 기회로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투자자산은 50%는 기업금융으로, 부동산에는 30% 미만을 투자한다는 대원칙 아래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동성자산 편출입 관리에 유의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조성된 자금 중 기업금융관련 자금은 기존 은행위주의 금융시스템의 혜택이 미지치 못했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도 제공돼 모험자본의 역할을 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본사는 이들 기업과 관련해 좋은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운용 역량을 강조하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결국 수신자금의 운용 역량에서 판가름 날 것이며, 운용의 최종 성과는 초대형IB 취지상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인 IB역량이 누가 뛰어난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IB역량을 토대로 이를 활용해 운용성과를 제고하고, 이를 고객과 함께 나누는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IB 인가 절차에 맞춰 종합금융투자실을 신설했고, 현재 전문인력 10명 가량이 배치돼 있다.
자기자본규모 상위 5대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KB·삼성·한투증권)들이 이번 주 초대형 투자은행(IB)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각사는 기대감 속 저마다의 역량 집중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