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Bixby)'를 기반으로 음성인식 스피커를 개발한다. 선두주자인 아마존·구글 등이 선점한 AI 스피커 시장에 삼성전자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가(Vega)'라는 코드명으로 AI 스피커 개발 프로젝트를 1년 이상 추진해 왔다고 알려졌다. 사진/삼성전자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가(Vega)'라는 코드명으로 AI 스피커 개발 프로젝트를 1년 이상 추진해 왔다고 알려졌다. 다만 빅스비 영어 버전 출시가 지연돼 스피커 출시 시점과 기능, 사양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출시 계획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베가 프로젝트와 유사한 코드명 '하이브(Hive)'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음성인식 등 소프트웨어 문제로 발표를 보류했다. WSJ는 "이번 베가 프로젝트는 하이브 프로젝트처럼 보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면서 아마존, 구글 등 선두주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I 스피커 시장은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에코'와 2016년 구글이 선보인 '구글홈'이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국 내 AI 스피커 시장의 70.6%는 에코가 차지했다. 구글홈은 23.8%의 시장점유율로 뒤를 쫓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애플은 지난달 전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홈팟'을 공개하고 오는 12월 출시를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삼성전자가 인수한 오디오 제조사 하만카돈과 함께 올 가을 '인보크'를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이르면 이달 중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를 선보인다.
국내에서도 AI 스피커 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AI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2.0'을 선보였으며,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국산 AI 스피커 1호 '누구'를 출시했다. KT도 지난 1월 스피커가 아닌 인터넷TV 셋톱박스에 음성인식 기반 AI 시스템을 탑재한 '기가 지니'를 내놨고, LG유플러스는 IoT 기술에 기반을 둔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올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소프트뱅크, 네이버, 카카오 등 역시 AI 스피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 분야가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6000만달러에서 2020년 2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