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빅5 건설사들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택부문의 호황은 지속되는 반면 해외 신규 수주 달성률은 올해 전체 목표액에 20% 수준에 불과해 국내서 벌어들이고 해외에서 까먹는식의 불균형 구조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빅5 건설사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4조5000억원, 87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건설사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현대건설(000720)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4795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 7.5% 상승한 수치다.
대림산업(000210) 역시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5.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대산업(012630)개발은 매출 1357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으로 각각 12.4%, 1.2% 상승하고,
GS건설(006360)은 매출 2961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각각 7.3%, 221.7% 증가할 전망이다.
대우건설(047040)은 매출 2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반면, 영업이익 198억원으로 78.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 빅5 모두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택부문이 호황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분기 영업이익률은 현대건설 6.1%, 대림산업 5.5%, 현대산업개발 12.0%, GS건설 2.5%, 대우건설 6.9% 등을 기록해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가장 높은 마진율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약 6100가구를 분양 공급했고, 하반기 파주 운정(3042가구), 영등포 뉴스테이(2214가구), 부산 전포(2035가구) 등 대단지의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올해 목표인 1만9000가구 공급이 무난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지난 2009년 수주한 ‘아부다비 지역 통합 가스개발 시설공사’ 현장이다. 사진/현대건설
문제는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비중이 국내 주택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 신규수주가 부진을 겪으면서 국내와 해외의 매출 격차가 확대돼 자칫 사업 포트폴리오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 빅5의 해외 신규수주 목표 달성률은 약 2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목표치의 5분의 1만 달성한 셈이다. 애초 기대가 컸지만, 해외 신규수주 성과가 부진했다는 방증이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공시한 주요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올초 해외수주 목표액은 ▲현대건설(별도 기준) 6조4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대림산업 4조원 ▲GS건설 3조9000억원 ▲대우건설 2조원 순이다. 상반기 현재 각 사별 해외수주 목표 달성현황은 ▲현대건설 17%(1조880억원) ▲대림산업 20%(8000억원) ▲GS건설 24%(9360억원) ▲대우건설 3%(600억원)로 집계됐다.
주요 건설사별 상반기 해외수주 목표 달성 추정 현황. 자료/한화투자증권, 각 사
특히 올해 하반기 매각을 추진을 진행 중인 대우건설의 경우 해외수주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단 입장에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단기간 실적을 부양해야 하는 대우건설이 국내 주택부문에 집중하면서 해외공사 수주잔액이 급감했고,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동지역의 상반기 수주가 차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건설업계에 위안거리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동의 라마단 행사와 명절 연휴, 정치적 이슈 등으로 공사 계약이 순조롭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