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조선 3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길게는 2020년까지 추진하기로 한 10조원대 규모의 자구계획 가운데 4조6000억원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18일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공시자료 등을 종합해 자구계획 이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사는 전체 10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가운데 4조6300억원을 이행했다.
조선 대형 3사 자구계획 이행률. 제작/뉴스토마토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자산매각 및 사업조정 2조6000억원 ▲경영합리화 9000억원 등 모두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보유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1조5000억원을 매각하고, 임직원의 임금 반납 등을 통한 경영합리화가 골자다. 권오갑 부회장 등 임직원은 지난해부터 임금 일부를 반납 중이며, 2015년 2만7409명이던 임직원도 지난해 말 기준 2만3077명으로 4332명 감축했다. 이달 기준 이행 실적은 2조원대로, 계획 대비 57.4%의 이행률을 보였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자산매각 5500억원 ▲인건비 절감 9000억원 등 1조4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고 진행 중이다. 거제호텔과 산청연수소 등의 매각과 임직원 임금 반납(15~30%) 등이 병행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인건비 절감 4500억원(추정)을 비롯해 6300억원을 이행했다. 달성률은 43.2%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노동자협의회에 대리 이하 사원 임금 10% 반납, 순환휴직 등 구조조정 방안도 제시했다. 2020년까지 이행되는 자구계획에 따른 것이다. 전체 인원 감축 계획은 5000여명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선 두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구계획 달성률이 낮다. 2015년 11월과 지난해 6월 두 차례에 걸친 자구계획 규모는 5조2900억원 상당이다. 현재까지 서울 사옥 매각 1734억원, DK Maritime 매각 2506억원, 인건비 절감 602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2조원(달성률 37.7%)을 이행했다. 지난 2015년 10월 4조2000억원과 지난 3월 2조9000억원의 유동성 지원도 받았다. 그러나 일부 해양설비 정산 지연과 부동산 매각 난항 등이 겹치면서 자구계획 이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를 통해 "부동산 매각의 어려움과 조선업 불황 등 자회사 매각이 원할하지 않다"며 대우조선을 질책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자산매각의 경우 적정한 가격을 받기 위해 시장과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며 "3사 자구계획이 마무리되는 2020년에는 각 조선사의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