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최근 신선식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는
이마트(139480)몰이 이번에는 신선식품 대량판매 실험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이마트몰 내에 대용량 축산물 전문몰 '미트바스켓(meat basket)'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마트몰에서는 오프라인 매장과 마찬가지로 100~200g 단위의 축산물이 주로 판매됐다. 하지만 '미트바스켓'에서는 ㎏ 단위를 기본으로 판매량을 늘리며 가격은 낮췄다. 주요 상품을 보면 한우 특수부위 등은 1㎏ 안팎으로, 호주산이나 미국산 쇠고기 등 수입육은 많게는 20㎏ 내외의 중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상품과 같은 소용량 축산물 이외에도 대용량 출산물에 대한 수요가 감지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서울 영등포구와 마포구, 강서구를 비롯해 경기도 일부 지역과 인천 등 김포 온라인전용물류센터에서 배송 가능한 권역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창고형 할인마트에서 대용량 상품을 구매해 소분해 쓰듯이 '미트바스켓' 소비자들도 대부분 일반 소비자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일반 가정에서 소비하기 힘든 대용량 축산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이마트는 앞서 2010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3500여개 대용량 식자재 도매판매하며 B2B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온라인몰은 이마트몰과는 별개로 '이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클럽'을 론칭할 당시 이마트는 B2B 시장이 매출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이마트를 이끌던 최병렬 전 대표는 "자영업자들의 원재료 구입 루트가 정돈되지 않아 가격과 품질, 공급체계 등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분을 이마트몰이 수용하면 외형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가 온라인에서 도매사업을 확장할 경우 영세한 중소도매업자들이 사실상 밀려날 수 밖에 없다며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이마트는 이클럽을 크게 확장하지 못했고 현재 매출 수준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미트바스켓'을 시작으로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는 대용량 식자재를 확대할 경우 같은 지적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마트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형 종합소매업을 하는 곳이고 B2B는 도매업자들이 담당하는 유통 시장"이라며 "이마트의 B2B 시장 진출은 도매 유통을 파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마트몰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