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지난 상반기를 돌이켜보면 자동차시장은 한마디로 우울 그 자체였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는 내수 부진에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르노삼성자동차만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1명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살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르노삼성의 판매량 호조는 바로 신형 QM6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6는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는 효자모델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공용 플랫폼이 적용된 QM5의 풀 체인지 후속 모델로 3년6개월동안 QM6 개발에 총 3800여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자됐다.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가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부품, 차량 개발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며 현재 부산공장에서 내수 모델은 물론 중국시장을 제외한 전세계 80여개국의 수출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QM6 개발을 총괄했던 최용석 르노삼성자동차 차량개발총괄 이사가 있다. 그는 르노와 협업을 통해 QM6를 성공적으로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달 열린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QM6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그를 용인에 위치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최용석 르노삼성자동차 차량개발총괄 이사. 사진/르노삼성
지난해 9월 출시된 QM6의 인기가 대단하다. 경쟁차종보다 뛰어난 점을 꼽자면
우선 QM6만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을 꼽고 싶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주간주행등, 코너링 기능이 포함된 전방 안개등, 3D 타입 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외관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다. 무엇보다 SM6부터 이어지는 르노삼성만의 패밀리 룩이 유지될수 있도록 신경썼다. 이에 경쟁모델보다 디자인이 우수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또한 ‘감성 품질’ 유지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전 국내 SUV에서는 볼 수 없던 다양한 고급 사양과 감성 품질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3년반이라는 개발 과정동안 시장의 변화 등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3~4년 뒤 자동차시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 지에 대해 예측하고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각각의 자동차회사마다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패밀리룩이 있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변화는 크게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자동차는 IT와 달리 변화가 크지는 않지만 반영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 반영하려고 한다. 출시 이후에도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 완전변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고 있다. QM6는 미리 계획했던 것과 크게 변화없이 잘 진행됐다.
3년 반이라는 긴 개발기간동안 특히 품질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주행 중 자동차가 우측으로 쏠린다는 문제가 제기됐었다. 이에 특정 작업자 또는 특정 부품에 문제가 있는지, 설계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을려고 노력했다. 설계에서 약간의문제가 있는 것을 파악하고 바로 무상수리 조치를 취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처럼 개발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시 적극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들어 디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근 디젤엔진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같이 생각되는 이유는 시꺼멓게 나오는 매연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디젤 매연 저감장치가 탑재되고 있고 필터가 유해물질을 걸러주기 때문에 많이 깨끗해졌다. 이러한 장치를 달지 않은 트럭이나 중대형차량 때문에 사람들이 흔히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가솔린 모델도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한다. 디젤차량은 연비가 좋기 때문에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 뛰어난 토크와 연비 등 디젤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에도 이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거 같다. 관련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규제 보다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될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QM6 가솔린 모델 출시 계획은
현재 국내에서는 2.0 디젤 모델만 판매되고 있지만 이미 가솔린과 디젤 모델 둘다 개발 완료된 상태이며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중동은 가솔린 모델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 지역으로의 가솔린 모델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솔린 모델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출시할 예정이며 기다려준 고객들이 실망하지 않을 것으로 자부한다.
유럽시장에 수출되는 QM6와 국내에서 판매되는 QM6의 다른 점은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엠블럼만 다를 뿐 기능적으로 차이점은 없다. 특이한 사항이 있다면 자체 조사를 통해 유럽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시트 쿠션이 푹신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유럽에 들어가는 시트가 우리나라에 판매되는 QM6보다 좀더 푹신하다. 이는 유럽시장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의 역할과 주로 하는 일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는 르노그룹이 전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연구소들 중 프랑스 연구소를 제외하고 디자인을 비롯해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 연구개발 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연구소다. 현재 르노 프랑스 연구소와 활발한 인력교류를 진행하며 르노그룹 내 많은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특히 르노그룹의 전략적인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한 르노동평자동차의 연구개발 지원은 중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M6와 QM6 역시 중앙연구소가 세부 디자인부터 설계, 부품 개발까지 연구개발의 상당 부분을 도맡아 탄생한 차량들이다. 특히 QM6는 중앙연구소가 개발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왔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QM6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현지 반응도 좋다. QM6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르노 본사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그룹 내 SUV 중심 연구 및 생산기지로서 역량을 인정 받고 있는 거 같다.
개발과정에서의 에피소드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0 디젤엔진 모델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다. 쏘렌토 등 경쟁모델 모두 2.0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시장 특성상 2.0 디젤 모델이 꼭 출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반영해달라고 본사에 적극적으로 말했다. 이에 지금의 2.0 디젤모델이 출시될 수 있었다.
어떤 자동차를 최종적으로 만들고 싶은지
자율주행차에 대한 꿈을 넘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원한다. 또 자율주행차가 되면 드라이빙을 즐겼던 사람은 운전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되는데 이를 다 만족시키는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싶다.
지난해 8월31일 열린 ‘QM6 기자 초청 TECH DAY’에서 모델들이 QM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