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본격적인 휴가 시즌에는 아이들의 귀 관련 질환에 주의해야한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물놀이를 하면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물놀이 후 귀 안으로 물이 들어가 고이는 일이 잦아 염증이 쉽게 생기기 때문이다. 만일 아이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특이한 증상을 보인다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여름휴가를 나기 위해 우리 아이가 주의해야 할 급성 외이도염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메디힐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외이도염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153만 1494명에서 지난해 156만 2415명으로 3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기준 외이도염 환자 수는 가을부터 봄까지 한 달에 15만~17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7월에 들어 21만 7000명으로 증가하고 8월에는 27만 1000명으로 늘었다.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약 2.5㎝ 정도의 통로인 외이도에 세균이나 곰팡이 등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외이도는 매우 얇고 특히 안쪽의 피부는 지방이나 근육조직 없이 바로 밑에 외이도 뼈에 밀착돼 있기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특히 7~8월에 자주 발생하는 급성 외이도염은 세균이 피부의 상처를 통해 침입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놀이나 목욕 후 외이도에 남아 있는 오염된 수분이 약해진 피부 점막을 통해 습진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급성 외이도염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한 경우 범발성 외이도염으로 번질 수 있고, 치료가 늦어져 염증이 심해지면 청력에 손상이갈 수도 있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 외이도염은 초기, 습진과 같은 가려운 증상 정도로 시작되지만 점차 외이도 주위가 빨갛게 붓고 심한 경우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는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귀 앞에 있는 귀밑샘에 염증이 진행돼 입을 벌릴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여름철 급성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이나 목욕 후 관리가 중요하다. 물놀이 후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내려고 외이도의 피부를 면봉으로 자극하면 외이와 중이 점막에 상처가 생기기 쉬워 유의해야 한다. 만일 아이가 물놀이 후 귓속 물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면봉이나 귀이개 대신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것이 좋다. 면봉을 사용할 경우에는 귓바퀴 위주로 바깥쪽만 이용하고 귀 안으로는 넣지 않아야 한다.
물기가 자연적으로 흘러나올 수 있도록 귀를 아래로 한 후 손가락으로 가볍게 귀 입구를 흔들어 주는 것도 물을 빼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습성 귀지나 외이도 굴곡이 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물기가 잘 마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헤어드라이어나 선풍기 바람을 약하게 쏘여 외이도를 잘 말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귀를 손가락으로 후비는 것 또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또 평소에 귀지를 자주 제거하지 않아야 한다. 귀지는 외이도의 약산성을 유지하고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는 살균작용을 한다. 외부로부터 이물질의 유입을 막아주는 귀 털을 뽑는 것도 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지양해야 한다.
정용수 메디힐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은 "해수욕장 등 휴가지에서 다이빙과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에게는 물놀이용 귀마개를 해주는 것이 좋고, 이때 귀마개에 바셀린을 바르면 귀에 물이 새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물놀이를 즐긴 후 1~2일이 지난 경우에도 답답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 가려움 등이 발생하면 병원을 방문해 귀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놀이가 잦아지는 여름에는 급성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수영이나 목욕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제공=메디힐병원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