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기 대형마트, 생존전략 '재설정'

대용량 대신 '소용량' 강화…체험형 콘텐츠로 체류시간 늘리기

입력 : 2017-08-15 오후 3:05:23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대용량·저가·다양한 상품구색을 필두로 한 대형마트의 판매공식이 깨지고 있다. 기존의 대용량·저가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소용량 상품을 늘리고 특정 소비자를 공략한 전문점을 강화하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기존점 매출은 올해 상반기 역신장했다. 이마트는 0.3%, 롯데마트는 0.7% 매출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오프라인부문 매출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해왔다. 1인가구가 증가와 고령화 등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기존의 대용량 상품 중심에서 소용량·소포장 상품 중심으로 판매전략 수정에 나섰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신선식품과 '밀 솔루션(Meal Solution)'을 중심으로 소용량 상품 및 소포장 상품을 확대하며 기존 대형마트의 판매 공식을 깨는 새로운 상품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간편식을 비롯해 요리재료, 조리준비 등 식생활(meal)과 관련된 모든 해결책(solution)을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을 극대화한 소용량·소포장 식재료로 1인가구의 식생활을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인분' 용량을 새롭게 정의해 1~2회 만에 소비할 수 있는 분량으로 소용량 상품을 마련한다. 수박은 4분의1통 분량인 2㎏을, 소 등심은 150g을 1인분으로 규격했다. 소용량 전용 팩과 트레이를 마련하는 등 포장에도 신경을 썼다. 상품 회전을 높이기 위해 가격은 기존과 비교해 20% 이상 낮췄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유통BU(비즈니스유닛) 단위로 원물과 패키지를 공동소싱하고 APC(농산물가공센터) 내에 소포장 라인 신설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변화는 대형마트의 가장 큰 장점인 신선식품과 즉석식품의 차별화를 통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서초점의 간편채소 코너. 사진/롯데마트
 
이마트는 전문점 역량을 강화하면서 체류시간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중 오픈하는 스타필드 고양에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늘린 유아·아동 전문점 '베이비서클'과 '토이킹덤'을 선보인다. 베이비서클에는 이유식카페와 유아문화센터 스타일의 체험공간을 선보이며 최대 2시간 반까지 체류할 수 있게 했다. 토이킹덤에도 체험시설과 카페, 스낵존 등 식음시설을 새롭게 들여왔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하우디'도 선보인다. 테크, 리빙, 스타일, 그루밍, 취미 등 5가지 영역을 망라한 상품을 통해 3040 남성의 발길을 붙잡을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단독상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지역맥주'다. 강서·달서·해운대·서빙고 등 지역명을 딴 맥주를 국내 중소 양조장과 함께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강서맥주는 지난달 500㎖ 미만 국산 병맥주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지역맥주 효과도 쏠쏠하게 보고 있다.
 
해외소싱 상품을 통해 온라인 직구족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의 '브라반티아' 프라이팬 단독 판매를 시작했으며 칠레 체리, 스페인 이베리코 등갈비 등 세계 먹거리와 덴비, 큐티폴 등 유럽 프리미엄 식기 등을 소싱해 선보이고 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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