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논의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소집된 가운데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비해 불안정했던 수급이 개선될 거란 전망에 더해 미국 약가 담합 이슈가 다시 불거진 점도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1000원(0.91%) 오른 1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7일에만 5%대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8월부터는 10% 넘게 오르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내달 29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소집될 예정인 가운데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이 가장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제약바이오의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집중된 기관 매수가 셀트리온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용사 대부분은 코스피 200종목에서만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이 제약바이오주를 담으려 할때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면서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대규모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실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앞선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클 거라는 평가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이 예상되는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절반에 못 미치는 만큼 같은 시장에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고평가 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관들이 셀트리온 매수에 나선 것도 코스피 이전상장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은 8월 들어 13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을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셀트리온 주식을 사들였고, 1200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를 꺼렸던 기관들이 입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류 연구원은 "올해 여름까지도 기관들이 팔았던 종목인데,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기관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약가 논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 하원이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리지널 약에 대한 담합 조사를 결정했다"면서 "약가 인하는 트럼프 공약사안이었지만 정부의 법적 개입이 불가능한 만큼 가격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바이오시밀러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068270)이 코스피 이전상장 가능성이 부각되며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셀트리온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