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이르면 다음달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수주 불황에 따른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강환구 대표이사 등 현대중공업 경영진 8명은 지난 25일 담화문을 통해 "회사 생존과 심각한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부득이하게 9월부터 교육(훈련), 유·무급 휴직, 인력 구조조정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이달 초 기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제외)의 수주 잔량을 333만1000CGT로 집계했다.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국내 조선업계 일감이 372만1000CGT 감소하면서 업계는 남은 일감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다음 달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올해 수주량도 크게 늘지 않았다. 올해 7월까지 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은 모두 19척을 수주했다. 수주 잔량은 65척으로, 2007년 290척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해양, 플랜트 부문은 각각 2014년, 2015년 이후 수주가 없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다.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전체 11개 도크 중 3개를 멈췄다. 올 하반기 중 도크 1~2개가 추가로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중국에 뺏기며 세계 1위 조선소로서의 자존심도 구겼다. 중국 당국의 금융지원과 낮은 선가가 주요 원인이지만,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잡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 규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본부별 경영상황에 따라 유휴인력 현황 점검에 착수했다. 업계는 전체 유휴인력이 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포함한 2016·2017년 단체교섭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그동안 주장했던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기본금 20% 삭감안은 제외됐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합의를 배제한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