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조세포탈, 부실시공,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부영이 최근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브랜드평판에서 6위에 올랐다. 부영이 대형 건설사들을 모두 제치고 평판 상위권에 오른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부영이 사회공헌활동을 집중 부각시켰다는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상위 30위 건설사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자료/한국기업평판연구소
29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상위 30위 건설사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부영은 브랜드 평판에서 1위 현대건설, 2위 대우건설, 3위 삼성물산, 4위 GS건설, 5위 대림산업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포스코건설 등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들도 제쳤다.
이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7월27일부터 8월28일까지 조사한 빅데이터 1668만7350건을 분석한 결과로 신뢰성과 공신력이 높다. 브랜드 평판지수는 브랜드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소비자 행동분석을 통해 ▲참여가치 ▲소통가치 ▲미디어가치 ▲소셜가치 ▲커뮤니티가치 등 5개로 구분해 정밀 분석한 지표다. 때문에 부영의 6위 기록은 더욱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각종 구설수에 오른 부영이 부정적 데이터를 제외하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사회공헌부문에서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등 이른바 건설 빅5를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데이터를 보면 부영은 참여지수 5만4912점, 미디어지수 23만9613점, 소통지수 21만316점, 커뮤니티지수 27만2661점으로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중상위 수준이다. 하지만 사회공헌지수는 28만665점으로 브랜드 평판 1위 현대건설(21만4893점), 2위 대우건설(28만98점), 3위 삼성물산(10만7447점), 4위 GS건설(10만4895점), 5위 대림산업(13만2678점)보다 월등히 높다.
부영은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한 두 달 간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공군 방공관제사령부와 '1사 1병영' 운동 협약이 이뤄졌고,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주택공급 사회공헌, 남양주 지역학부모교육 실시, 남미서 한국 졸업식 사업 전파 등 다양한 사회공헌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이를 놓고 각종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영이 사회공헌 비중을 대폭 확대해 사회적 비판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9일 서울중앙지검은 이중근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 수사를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서 공정거래부(부장 구상엽)로 재배당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5년부터 부영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고, 지난해 4월 이 회장이 부영주택에서 수십억원대 법인세 탈루혐의를 발견해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 국세청, 정치권 등 전방위 압박이 지속되면서 사회공헌 비중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대한노인회 이중근(오른쪽) 회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