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이 베일을 벗었다. 전작보다 풍부한 음질과 고성능 카메라 등 기본에 충실했다. 디스플레이는 LCD를 벗고 OLED의 옷을 입었다. 9분기 연속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MC사업본부의 명운도 짊어졌다.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갤럭시노트8, 아이폰8 등과의 정면승부에서 이겨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LG전자는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마리팀 호텔에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두고 V30을 전격 공개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언론과 현지 이동통신사업자를 비롯한 파트너사 등 관계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페이스북·유투브 등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LG전자는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V30'을 공개했다. 사진/LG전자
V30은 LG전자가 선보여 온 V시리즈의 장점을 한층 더 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무기는 카메라였다. 스마트폰 최초로 F1.6 조리개 값과 글라스 소재 렌즈를 적용한 차세대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카메라 렌즈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F값은 1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생동감 있는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다. 또 LG전자는 V30의 독보적인 F값을 구현하기 위해 표준렌즈를 구성하는 6장의 렌즈 중 빛을 직접 받아들이는 첫번째 렌즈에 글라스 소재인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를 채택했다. 기존 플라스틱 렌즈보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아, 보다 정확한 색감과 사실적인 질감 표현이 가능해 DSLR 등 고급 카메라용 렌즈에 주로 사용된다.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는 '시네 비디오' 모드도 눈에 띈다. V30에 새롭게 추가된 이 모드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 느낌 그대로 고화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시네 이펙트'와 영화처럼 원하는 지점을 줌 인·아웃해 촬영할 수 있는 '포인트줌' 기능으로 구성됐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영상을 촬영하는 매 순간 영화감독이 된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로그 촬영 기능인 'LG 시네 로그'도 스마트폰 최초로 지원한다.
V시리즈 특징점인 음질 역시 더욱 풍부해졌다. LG전자는 V30에 하이파이 쿼드 DAC을 탑재하고, 오디오 명가 B&O 플레이와의 협업으로 매력적인 음색 튜닝을 더해 고품격 사운드를 구현했다. 쿼드 DAC는 싱글 DAC 대비 잡음을 최대 50%까지 줄여주며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B&O 플레이가 디자인하고 튜닝한 번들 이어폰을 제공하고, 제품 후면에 B&O 플레이 로고를 새겨 명품 사운드에 대한 자부심도 더했다.
'얇고 가벼운 미니멀리즘'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V30은 그동안 '크고 무겁다'고 여겨지던 대화면폰에 대한 편견을 깨고, 7.3mm의 슬림한 두께와 158g의 가벼운 무게를 실현했다. 18:9 화면비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적용, 전작보다 커진 6인치 대화면이면서도 제품 크기는 오히려 가로 3mm, 세로 8mm가량 작아져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자랑한다. LG 로고는 후면에 배치해, 화면 외에 아무것도 전면에 남기지 않았다. 한마디로 '깔끔함' 그 자체였다.
LG전자의 'V30'. 사진/LG전자
V30은 올 가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노트8, 아이폰8 등과 함께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을 선보인 가운데, 애플도 다음달 12일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8을 꺼내든다. 여기에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들도 신작들을 내놓을 예정으로, 올 가을 스마트폰 시장은 전례 없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V30을 통해 침체에 빠진 모바일 사업의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LG전자의 유일한 부담이 됐다. 조성진 부회장은 MC사업본부의 회복을 위해 일주일 중 절반 이상을 평택 디지털파크로 출근하며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집중 관리해 왔다. 이날 V30을 소개한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강한 회복 의지를 내비쳤다. 조 사장은 "V30은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성능을 빈틈없이 담아낸 진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며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전문가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V30과 함께 일상이 영화가 되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이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LG V30'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독일 베를린=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