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국내 해운·조선업계가 상생의 길을 찾는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신조 선박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처음으로 대우조선해양에 초대형유조선(VLCC)을 발주했다.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은 4일 오후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VLCC 5척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VLCC는 길이 336m, 너비 60m의 30만DWT 규모다. 추가 선박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 4월 양사가 체결한 VLCC 1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의 본계약이다.
현대상선은 4700억원(4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금액을 정부가 운영하는 신조 선박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계약식에서 "VLCC 신조선가는 2003년 이후 역대 최저가 수준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해운업과 조선업계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오른쪽)이 초대형유조선(VLCC) 5척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VLCC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고효율 엔진과 연료절감 기술 등이 적용될 계획이다. 선박은 오는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동반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조 선박 지원 프로그램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조성한 선박 펀드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24억달러 규모의 선박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