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하나은행 인사 민원, 박 전 대통령 지시란 말 들어"

박 전 대통령, 하나은행 인사 개입 정황 뒷받침

입력 : 2017-09-04 오후 4:45:1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 '금고지기'로 알려진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최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당시 경제수석)이 전화로 저에게 '이상화라는 친구가 새로 만들어지는 하나은행 유럽총괄법인의 법인장으로 갈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당시 안 전 수석은 이게 박 전 대통령 지시사항이라는 취지로 말했느냐"고 묻자 정 전 부위원장은 "그랬던 거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 지시라며 정 전 부위원장에게 이 전 법인장 인사 민원을 하나은행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전 법인장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정 전 부위원장은 이후 안 전 수석으로부터 이 전 법인장을 해외총괄하는 그룹장에 임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안 전 수석 지시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달했다. 하나은행이 이에 응하지 않자 안 전 수석은 이 전 법인장의 본부장 발령을 요구했고 결국 이 전 법인장은 지난해 2월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에 임명됐다.
 
정 전 부위원장은 안 전 수석 지시를 하나은행 측에 그대로 전달한 이유에 대해 "경제수석은 경제 관련 부처를 총괄한다. 해당 부처에서는 수석의 말을 무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내용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이 전 법인장 인사를 지시한 이유는 박 전 대통령 지시였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안 전 수석으로부터) 대통령 관심 사항이란 말은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법인장의 승진을 도와달라는 최씨 부탁을 받고 안 전 수석 등에게 이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법인장은 최씨의 독일 회사인 코어스포츠 계좌를 개설하고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정유라씨 승마 전지훈련 관련 지원을 받도록 도운 인물이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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