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시중 판매 임박한 가운데, 양사는 계열사의 음원 서비스 등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나섰다.
13일 카카오는 오는 18일부터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카카오미니의 예약 판매 가격은 정가(11만9000원)의 절반 수준인 5만9000원인데다 카카오 계열사인 음원 서비스 '멜론'의 1년 스트리밍 이용권을 준다는 메리트를 내세워 주목을 받고 있다. 카카오미니의 예약 구매자들은 10월 중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정식 판매는 10월 말로 예정돼 있다.
카카오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카카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통합 AI 플랫폼 '카카오I(아이)'가 적용된 첫 기기. 작은 스피커 형태로 음성 명령을 통해 일정, 알람, 메모를 등록·확인하거나 뉴스, 환율, 주가, 운세 등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네이버 역시 지난달 AI 스피커 '웨이브'를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 뮤직 1년 정기결제자에게 선착순 이벤트 형식으로 제품을 증정한 바 있다. 지난 12일 네이버는 2차 할인판매 행사 진행을 알렸다.
네이버뮤직 무제한 듣기 1년 이용권(9만원)을 사면 웨이브를 4만원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기 정가 15만원에서 무려 73%를 깎아준다. 이용권과 스피커를 합치면 14만3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판매는 오는 14일 정오부터 시작되며 4000대 한정수량이다.
국내에서는 AI 스피커가 시장 초기인 만큼 선점을 위해 선출시 후 완성도 향상에 나서고 있다. 현재 통신사 SK텔레콤의 '누구', KT의 '지니' 등 기 출시된 AI 스피커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기능 업데이트를 해나가고 있다. 그 중 국내 포털 라이벌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4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우선 음원 서비스 연동으로 경쟁을 펼치는 셈이다. 음악 서비스는 AI 스피커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다. AI 스피커 상에서 원하는 장르나 가수의 음악을 찾아서 들을 뿐만 아니라 취향과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의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국내 1위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멜론의 사용자 수는 549만명. 이는 2위인 지니뮤직(170만명)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네이버 뮤직의 사용자 수도 154만명 수준이다.
멜론은 최다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다양한 이용 패턴을 수집, 정교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AI 시대 사용자별 맞춤 큐레이션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음악 콘텐츠 면에서는 멜론을 탑재한 카카오미니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들 업체들이 음악과 AI를 결합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대비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음원업체 관계자는 "AI 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음원 서비스에 적용되는 음성 인식과 음악 선곡은 현재 기술로도 대부분 구현 가능하다"며 "반면 이용자들로선 간단히 음악을 찾을 수 있어 기술의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