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중국 마트사업 매각을 기점으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백화점 등 본업 부진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롯데쇼핑은 전날보다 1만8500원(8.41%) 오른 23만80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지난달 29일 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승폭을 키우던 롯데쇼핑은 주총 이후 시네마사업 분할 승인이 불발되는 등 잇따른 악재가 터지면서 2주 만에 30% 가까지 밀렸으나, 이날 23만원대까지 회복했다.
롯데쇼핑은 이날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위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발표하며 매각 실행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롯데마트가 중국법인에 3000억원을 추가 수혈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사업을 계속 끌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가 중국법인을 매각하면 일회성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인 실적 부담을 털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롯데쇼핑은 전체 매장 매각이 목표지만 협상 조건에 따라 일부만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결과에 따라 손실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2010년 중국에 진출한 뒤 거의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특히 사드 문제가 불거진 작년에는 중국의 규제가 롯데에 집중되며 피해 규모가 컸다. 현재 중국 내 112개 점포 중 87개 점포가 영업정지 상태로,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업 상태다.
특히 롯데가 성주 사드 부지를 제공한 뒤 중국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사드 추가배치가 완료되는 등 문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해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주사 전환 후 신동빈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 확대 차원에서도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롯데쇼핑의 기업가치가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 후 지분교환 대상이 되는 4사 사업회사의 지분가치 중 롯데쇼핑 비중이 83.9%에 달한다”면서 “10월30일 분할 재상장 후 롯데쇼핑 사업회사의 기업가치가 신 회장의 지주 지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사업회사의 지분율 레버리지 효과가 큰 만큼 주가 상승이 그룹 지배구조 강화에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중장기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회복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 조치로 백화점 등 국내 매출 피해가 계속되고 있고 소비 경기도 회복 기미를 보이다 다시 주춤하면서 여러 유통채널이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면서 “지주사 전환 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이행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하는 한편 본업 회복이 동시에 진행돼야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중국 마트사업 철수를 기점으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