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지난 추석연휴 기간 미국을 방문한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소속 여야 의원들은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로 가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한미 FTA 개정협상과 관련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함께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김두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미국에 있는 의원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한미 FTA 폐기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까지 저희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경제적 측면만 보면 안 된다. 한미 FTA를 폐기하면 주변국들에 다른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왜 존속돼야 하는지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의원 역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살리기 위해 한미 FTA를 죽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워싱턴에 있었다”며 “안보 문제는 미국이 맡아줄 테니 한미 FTA는 거두라는 입장이라고 해석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거들었다.
이석현 의원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할 예정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겨냥해 “미국에서 30여명을 만나는 동안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를 해야 한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일침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토머스 섀넌 미 국무부 차관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북한 핵을 들어내고자 하는 마당에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논리적 모순”이라며 “한반도 비핵화가 확고한 미국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홍 대표는 미국에 전술핵을 구걸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전략에 (우리나라를) 불리하게 해선 안 된다”며 “핵 전쟁은 남북이 공멸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미의원단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한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미국 방문성과를 공유하고 현지 분위기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에는 중국으로 출국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행위 중단을 요구할 예정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지난 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김두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함께 미 현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정병국 의원 페이스북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