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연이은 악재에 '난항'

임대료 협상 '가시밭길'…공정위 조사·국감까지 '압박'

입력 : 2017-10-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면세점이 실적 악화 속 어렵게 협상 테이블까지 유도한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와 곧 실시될 국정감사 시즌까지 겹치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이번주 중 인천공항공사 측과 임대료 조정을 놓고 세 번째 협상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달 말 부터 진행한 두 차례 협상에서는 양측 실무진이 참여해 서로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진전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서로의 뚜렷한 입장차이만 확인했다는 전언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측에 임대료 지급 방식을 최소보장액에서 품목별 영업료율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조정 요구안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된 배경이 됐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 관광 금지로 시내 면세점의 큰 손이던 유커들이 사라졌고 매출의 40% 안팎을 임대료로 내던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여력도 상실됐다는 게 면세점측 설명이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당초 운영계획대로라면 2017년 9월~2018년 8월 7740억원, 2018년 9월~2020년 8월에는 1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사드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임대료 부담은 를 낼 경우 올해 누적 적자는 2000억원이 넘을 것이란게 롯데면세점의 추정이다. 5년간 누적 적자는 1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사드 사태는 롯데면세점의 실적악화를 불러온 직격탄을 날렸다. 올 상반기 면세점 사업부문은 매출 2조 5530억 원, 영업이익 74억 원의 실적을 거두면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96.8% 급감했다. 3분기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조정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최악의 경우 '공항면세점 철수'라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도 임대료 조정과 관련한 협의를 호소하며 정부가 나서달라는 언급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면세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과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된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공정위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에 현장 방문 조사를 실시했다. 과거 2기(2015년 이전) 면세점의 담합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조사였다. 지난 3월 공정위가 이들 면세점의 담합 사실을 포착했다며 1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지 약 7개월만에 재차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한편 국감 시즌이 돌입한 가운데 국회에서도 롯데면세점에게 딱히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도 걱정스런 대목이다. 국회에서도 인천공항의 면세점 임대료 조정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일각에선 오히려 사드 사태로 인한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매출 하락이 크지 않다며 롯데 측의 임대료 조정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임대료 조정 협상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인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인천공항공사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가 모두 어렵지만 특히 롯데면세점의 경우 사드 직격탄 속에 이제 자구책만으론 버티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 여부와 누적적자 해소가 당장 해결해야할 급선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전경이다. 사진/롯데면세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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