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국 스마트폰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가성비를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하며 질적 성장의 모습을 보인다. 유럽과 신흥국 등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의 활약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삼성과 애플의 양강구도도 불안해진 모습이다.
화웨이의 '메이트10'. 사진/화웨이
대륙의 진격을 보여주는 대표주자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칩셋 '기린 970'을 탑재한 '메이트1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기술적으로 진보된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추세를 쫓았지만, 대다수 음성인식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궤를 달리 했다. 화웨이는 음성인식 대신 카메라에 AI 기술을 접목,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이트10은 AI 칩셋으로 사람, 사물, 풍경 등을 인식해 스스로 카메라 설정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출하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위인 애플을 곧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11.3%로, 12.0%를 기록한 애플과의 격차는 단 0.7%포인트에 불과했다. 1년 전(화웨이 9.4%, 애플 11.9%)과 비교하면 애플이 정체된 사이 화웨이가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연구원은 "화웨이는 애플과 삼성의 큰 도전자"라며 "올해나 내년에 애플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ZTE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액손(Axon) M'을 공개해 업계를 당혹케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폴더블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업체가 이보다 한 발 더 빨리 상용화에 성공했다. 액손 M은 5.2인치 크기의 LCD 패널 2개로 이뤄져 있으며, 가운데 경첩을 펼치면 6.8인치의 작은 태플릿으로 변신한다. 디스플레이 하나를 접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진정한 폴더블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지만, 주로 보급형 스마트폰을 생산하던 ZTE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놀라움도 이어진다.
샤오미는 지난달 15일 고사양의 스마트폰 '미믹스2'를 선보였다. 18대9 비율의 화면과 테두리를 최소화한 베젤리스 디자인 등 최신 트렌드를 모두 담았다.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하고, 전면 1300만·후면 1200만화소의 카메라 등 고사양을 자랑한다. 특히 샤오미의 활약은 13억 인구의 인도시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샤오미는 인도에서 홍미노트4의 성공으로 시장점유율 22.3%를 기록, 1위인 삼성전자(22.8%)를 0.5%포인트 차이로 추격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공격적인 확장 전략과 유통망 구축 등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제품 기술력에서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경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