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전기차 구매 계약 대수가 처음으로 2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완성차업체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생산량 증대 등 보급 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24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2017년 전기차 민간 보급 공모’ 신청 대수(계약)는 1만89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812대)보다 약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특히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1만5000대보다 3900대가 많은 수치다.
전기차 민간 보급 공모 대수는 소비자들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 모델을 구매하겠다고 실제 계약한 수치를 말한다. 향후 4분기 계약 대수까지 더해질 경우 올해 전기차 계약 대수는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지급되지 못한 보조금까지 전부 풀어 전기차 판매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는 완성차업체의 물량 확보다. 현재 전기차 출고량은 계약 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계약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실제 물량이 부족해 출고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전기차 계약 대수는 총9520대였지만, 지난해 출고된 전기차는 총5914대에 불과했다. 계약 후 실제 출고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힘들지만 지난해 전체 계약 대수 중 62%만 출고된 것이다. 올해는 계약 대비 출고 비율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 1만8900대가 계약됐지만, 9월까지 출고량은 8753대에 그쳤다. 전체 계약 대수 중 46.3%만 출고된 셈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출고량 확대를 위해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에 출시할 코나와 니로 전기차 연간 생산 대수를 각각 1만8600대와 2만1000대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각각 38%와 66% 늘어난 수치다. 한국지엠도 1회 충전으로 383km 주행이 가능한 ‘볼트EV’의 내년 판매 목표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볼트EV는 지난 3월 출시한자 2시간 만에 초도물량 600대가 완판됐다. 이에 한국지엠은 내년에 볼트EV를 6000대 가량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판매량 대비 10배가 늘었다.
아울러 올해 국내에 ‘트위지’를 1000대 가량 판매한 르노삼성도 내년에는 2000대 이상 물량을 확보해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또 1회 충전으로 최소 213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SM3 Z.E’ 성능개선 모델을 올해 연말 내놓는다. 기존 모델은 최대 135km 주행이 가능했다. 쌍용차도 2019년말 첫 전기차 출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향후 4년간 쌍용차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투자금이 전기차 개발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전기차.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