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도 AI다)①'신약' 프로세스 획기적 변화…대격변 예고

"생산성·효율성 비약적 발전…AI가 글로벌제약 운명 가를 것"

입력 : 2017-11-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바람이 제약업계에도 불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기근 등 저성장에 시달리는 전세계 제약업계에 인공지능이 필수 생존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다.
 
7일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트랙티카(Tractica)에 따르면 인공지능 글로벌 시장은 2016년 6억4000만달러(약 7240억원)에서 2025년 368억달러(약 41조6200억원)로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이해·지각 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 제조업, 바이오 등 여러 산업 분야가 경계 없이 융합하는 기술혁명을 말한다. 인공지능은 경제, 산업, 사회, 문화 전반뿐만 아니라 제약업산업에도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산업은 1개 신약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우 높은 불확실성을 가진다. 전통적으로 신약개발은 평균 10~15년 기간이 걸리고 글로벌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선 1조원이 넘는 비용이 투자된다. 신약개발 성공 확률은 단 0.02%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50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 중에서 단지 5개만이 임상에 진입한다. 그중에서 1개 신약만이 최종적으로 판매허가를 받는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 따르면 신약 1개당 개발 비용은 1996~2004년 9억달러(약 1조원)에서 2009~2013년 17억달러(약 1조9180억원)로 증가했다. 반면 FDA 신약 허가 건수는 1996~2004년 평균 36개에서 2005~2010년 평균 22개로 감소했다.
 
R&D 투자 규모는 갈수록 커졌지만 오히려 신약 상용화 개수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산업은 저성장과 R&D 생산성 저하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의 활용은 필연적이다. 인공지능이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평균 5년 정도 걸리는 신약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1년으로 줄일 수 있으며, 비용도 약 10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부작용 우려가 있는 후보물질을 걸러내 신약개발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고가 약품과 효과가 같은 저렴한 약물을 찾거나 실패한 신약후보물질에서 새로운 효능을 찾아내는 일도 가능해진다.
 
기술집약적이고 장기간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제약산업에 생산성과 효율성은 생존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등장에 전세계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대응 여부에 따라 글로벌 제약업계 판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은 신약후보 탐색 기간을 대폭 단축시키면서 R&D 비용을 줄이고 의약품 개발성공률을 대폭 높일 것"이라며 "헬스케어 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제약산업은 인공지능에 얼마나 잘 대응하냐가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바이오·제약 행사인 '바이오코리아 2017'이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바이오코리아 2017에선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이 단연 화두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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