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해외 발행

회사측 "4% 후반대 예상"…성공적 발행 기대

입력 : 2017-10-26 오후 3:51:11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흥국생명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해외에서 5억달러(약5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지만 성공여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흥국생명의 신용등급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역마진이 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 'Baa1', 후순위 자본증권 등급 'Baa3'를 받았다. 'Baa3' 등급은 투자 가능한 평가등급 중에 가장 낮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총 21개 등급으로 평가하지만 Ba1 등급부터는 투자 부적격으로 분류하며 Baa3는 투자 부적격 대상인 Ba1의 바로 위 단계다. 우리나라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Baa3 등급을 투기등급 혹은 투자부적격으로 분류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발행금리를 높여야 흥행이 가능한데 발행금리가 높을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해외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교보생명의 발행금리가 3.95%인 점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가 5%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가 5%고 자산운용수익률이 4%라면 1%의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역마진은 피해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6월말 기준 흥국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3.78%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신용등급 차이와 현재 금리 상승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5% 이상이 예상된다"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이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험사는 투자처에 따라서 신용위험계수를 적립해야 한다.
 
가장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은 12%를 적립해야 하며 채권은 위험도에 따라 1.2%~6%를 적립해야 한다.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군에 투자하려면 투자금이 그만큼 차감되는 것이다.
 
이자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흥국생명은 지난 3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150억 원과 350억 원 발행했다. 당시 금리는 4.779%와 4.933%로 5%대에 육박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금리가 5%로 정해질 경우 흥국생명은 이자로만 1년에 총 300억원 이상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흥국생명 관계자는 "발행금리는 4% 후반대로 예상되며 은행권의 코코본드 발행 사례를 보면 성공적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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