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악재에도 국내 건설기계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이달 열리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간 경제 교류가 정상화한다면 굴착기 등 건설기계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도시 건설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31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132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6%, 영업이익은 123.23%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판매량 확대가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9월까지 월평균 33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월평균 163대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중국 법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4% 성장한 807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건설장비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각 업체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중국 내 굴착기 누적 판매량은 9만5291대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6만2913대에 그쳤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9월까지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은 7881대다. 이미 지난해 현지 판매량 4649대를 크게 넘어섰다. 올 6월에는 자회사 두산밥캣이 중국 쑤저우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현지 생산과 판매 전략을 구축했다.
최근 한중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경제적 갈등이 극대화됐던 만큼 건설기계업종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오는 10일과 11일 베트남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양국 간 관계는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도시 건설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중국 내 노후 건설장비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펴며 인프라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기계류의 판매량이 확대될 수 있다"라며 "사드 국면을 넘어선 중국 시장과 더불어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