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한샘의 사내 성폭행 논란을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며 대리점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샘이 최근 직매장을 늘려온 탓에 경쟁력이 한층 낮아진 대리점주들이 또 다시 위기를 맞은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홈쇼핑 채널이 한샘 상품 관련 방송을 연기한 데 이어 다른 업체들까지도 판매중단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사건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비판 여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성폭행 논란 관련 내용이 온라인으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이슈 청원에는 지난 4일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안이 올라왔다. 이후 하루 만에 목표 인원인 1만명이 넘게 청원에 서명했으며, 6일 오후 2시 현재 기준으로 1159명이 이 곳에 서명한 상태다.
사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과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에 대한 진실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여직원 측은 수사 기록 등을 살펴본 이후 재고소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매운동 조짐이 일면서 대리점주들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한샘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고, 장기화될 경우 매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사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대리점의 경우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은 지난해말 기준 부엌가구 전문 대리점 270여개, 인테리어 전문 대리점 90여개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샘 대리점주는 "최근 한샘이 직영점을 늘리고 대리점은 줄이는 추세다. 매장 규모에서부터 직영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에 대리점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며 "힘든 가운데 이미지까지 나빠져서 이중고"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회사가 쌓은 이미지에 대한 로얄티는 계약 당시 다 포함됐겠지만 이 같은 파문으로 인한 피해는 점주들 몫"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가구시장의 매출은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 한샘은 브랜드 가치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샘은 지난 2014년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한 이후 연평균 30%대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대리점주에 관한 보상 내용은 없는 것이 사실이고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다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내부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영식 한샘 사장 등 고위 간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다음날 최양하 한샘 회장은 전 직원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현재 한샘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 최 회장은 서울 방배동 본사로 출근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이번 성폭행 논란과 관련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한샘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