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국내외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여기에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부품인 반도체 산업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전체 시설투자액 규모가 작년 대비 81% 증가한 46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유니셈(036200)은 이런 전방 업체들의 반도체 투자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다.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의 공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회사인 한국스마트아이디의 경우 지문인증카드가 유엔 등에 공급되는 등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유니셈은 1988년 설립됐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지난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 업체는 스크러버(Scrubber)와 칠러(Chiller) 등을 생산하고 있다. 스크러버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 중에 나오는 유해가스를 제거한다. 칠러는 챔버나 웨이퍼 주변 온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해 공정효율을 개선해 준다.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 덕분이다. 연결기준 지난 2014년 89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작년 1154억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억원에서 8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까지 매출액은 15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5.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46% 늘어난 225억원, 당기순이익도 235.30% 급증한 173억원이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이 작년 매출을 뛰어넘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 위치한 유니셈 본사 전경. 사진/유현석 기자
생산 능력 확대에 전력 투구
회사는 내년까지는 국내에서, 그 이후에는 중국에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투자가 지속될 예정인 만큼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내부에는 스크러버나 칠러 등의 제품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우정 유니셈 경영지원부 과장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바쁜 상황”이라며 “현재 분기별 500개가 풀 캐파(최대 생산능력)인데 사내 자체적으로 조금씩 캐파 증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사의 제품이 타사 대비 높은 성능과 함께 고객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만큼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우정 과장은 “삼성전자에서 우리 회사의 스크러버는 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스크러버의 경우 물이나 건조 및 레진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가스 처리가 가능한데 우리는 각 고객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중국을 비롯해 해외 다양한 업체로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 해외 고객사는 일본의 도시바를 비롯해 중국의 BOE와 TIANMA 등이 있다. 중국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경우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장은 “BOE의 경우 2005년부터 칠러와 스크러버를 모두 공급했다”며 “중국이 반도체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 우리가 선발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형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도 현재 영업활동하고 있는 등 해외 고객사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이 기대되는 자회사 한국스마트아이디
화성에서 판교로 이동했다. 지난 2013년 유니셈의 자회사로 탄생한 한국스마트아이디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아이디는 지문인증 스마트카드를 만드는 업체다. 세계 최초로 지문인증 신용카드를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국제기구 유엔(UN)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통합 신분증 사업인 지문스마트카드 단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밖에 우리은행에서 발급해 조달청 나라장터 전자입찰용으로 사용 중이며 지난 2월에는 터키 TAM사와 이스탄불 택시운전면허증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스마트아이디는 자사의 제품이 전세계에서 유일한 대량생산 및 상용화 된 곳이라고 강조한다. 정민기 한국스마트아이디 해외사업팀 팀장은 “카드에 인쇄회로기판(PCB) 등의 지문인증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 때 구부림 등의 테스트를 견뎌야 한다”며 “아직까지 다른 업체들은 시제품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한 곳은 우리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민기 한국스마트아이디 해외사업팀 팀장이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회사는 모바일 결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결제시장 외에도 보안 등의 인증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카드의 경우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신용카드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민기 팀장은 “VIP카드 등의 대형결제에서는 보안이 더 중요하다”며 “단순한 결제 뿐만 아니라 출입통제와 같은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는 만큼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고객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UN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은 만큼 해외 유명 카드사 쪽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실질적인 매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 팀장은 “현재 글로벌 대형 카드사를 비롯해 보안업체 쪽과도 접촉하고 있다”며 “올해 아니면 내년 상반기 내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해 재무적으로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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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